생명운동의 영성은 신비주의이다. 영성이 없는 운동은 구호나 선전, 투쟁이나 구호로 전락해 버린다. 우리의 생명운동은 다른 환경운동과 같아 보이면서도 다르다. 그것은 창조주 하느님께 대한 신앙고백과, 지금도 살아계시는 우주적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이 우리 운동의 뿌리이고 힘이다. 이 믿음으로 우리는 주님과 하나가 되고 우주와 하나가 되고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와 하나가 된다. 하나가 되는 것, 하나가 되려고 하는 운동이 바로 신비주의이다. 오늘날 우리 시대의 문제를 들여다 볼 때, 향락이나 퇴폐, 대기오염과 자동차공해, 낙태와 인구확산, 정치나 교육의 문제는 아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허무주의이다. 역사적으로 신비주의가 사라지면 허무주의가 도래함을 우리는 보았다. 바꾸어 말하면 우리 시대의 큰 문제는 신비주의의 결여이다. 믿을 것이 없고 변화된 것이 없고 도대체 사랑할 수 없다는 무능력으로 허무주의가 나타난다. 그리하여 분열집단 히스테리, 미래의 도피와 과거의 향수, 도착과 폭력, 퇴행과 환상으로 인간이 찢어지고 소외되는 현상이 만연한다. 특히 기계에 대한 탐닉과 생명에 대한 무감동이 그러하다. 그리고 극단적인 비관, 우울, 절망으로 인간에 대한 믿음상실, 자아학대, 적대감과 공격적인 인격장애로 만사를 부정적으로 본다.
신비주의만이 이 시대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처방이다. 테크놀로지에 의존해서는 안된다. 최근 수 십년 동안 한국교회의 사회운동의 문제점은 신비주의를 등한시하고 있다는 인상을 낳는다. 생명운동도 마찬가지이다. 방법이나 노하우만에 관심을 쏟는것 같다. 그렇다고 하여 신비주의가 십자가의 성 요한이나 데레사 성녀, 떼이야르드 샤르댕 신부의 점유물만은 아니라고 본다. 이제 우리는 능동적인 에너지(활동)에서 수동적인 에너지(명상)로 돌아가야 한다고 본다. 지금까지 인류는 지구에 너무나 능동적인 에너지를 가함으로써 쓸모있는 지구로 만들었지만 지금 지구촌은 어떤가?
수동적인 에너지는 명상, 기도, 禪, 단전호흡ㆍ氣체조, 요가, 피정, 예수기도 등이 아닌가? 가만히 있는것, 우주가 하나가 되는 것, 휴식하는 것, 틈을 내는 것 가부좌하는 것, 침묵하는 것, 머리를 쉬게 하는 것, 떠나는 것, 있는 그대로 인간이 되는 것, 듬성 듬성 사랑하는 것, 이런 모든 것들이 지구를 지구 그대로 두게 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신비주의는 생명을 사랑하는 에너지 이다.
<대구 상인본당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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