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영세를 한지도 3년여가 지났다. 교통사고로 인해 절실한 주님의 부르심을 체험, 누구의 인도없이 스스로 교회를 찾아가 열심히 교리를 받았다.
그런데 지금은 타성에 젖어 간신히(?) 주일만 지키면서 의무를 다 하는양, 최소한의 신자생활만을 영위(?)하고 있다. 스산한 바람을 동반한 쓸쓸한 가을이 오고 벌써 또 한해를 마음속에 접어서 추억의 뒷켠으로 넘겨야 할 준비를 해야하는 요즈음 나는 무언가의 반성이 또 절실히 필요함을 느끼고 있었다. 이런 미지근한 태도가 아닌 진보적이고 심화된 신앙공부(?)같은….
이런 반복되는 상습적인(?) 생활을 보내고 있는 중에, 나는 영명축일을 맞이하게 되었다. 나의 본명성녀가 굉장히 유명한 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난 매년 날짜마저 별로 기억치 못한채, 흐지부지 보내버렸었다.
그런데 이번 축일에는 아침부터 축복의 전화벨이 울렸다. 상대방은 얼마전부터 시작한 성체조배회장님이셨는데, 나의 본명축일을 축하한다는 전갈이었다.
그때의 기분은 감격스럽고, 또 한편 죄스럽기까지 했다. 또 반원들(우리 구역 교우분들)로부터 책을 선물받았고, 평소 알고 지내는 부제님께서도 전화로 축하한다는 말씀을 남기셨다. 이게 웬일인가? 주님이 나의 갈망을 헤아리셨나 보다.
또 통신성서공부로 알게 된 대구의 신부님으로부터도 소포와 아름다운 편지를 받게 되었다. 난 완전히 흥분의 도가니(?)에 떨어졌고 감히 몸둘바를 모를 지경이었다.
반복되는 생활속에 권태(?)를 느끼며, 무언가의 개혁(?)을 시도해보려는 나에게 여러 신자분들의 힘을 통해 주님이 무한한 사랑을 드러내 주시는 것임에 틀림이 없지 않는가?
신자분들의 호의를 통해, 내 자신에 대한 큰 반성과 더불어 크나큰 성숙을 맛본것 같다.
요번 영명축일을 맞이하여 주님의 따뜻한 은총이 나의 신앙성숙에 큰 기폭제가 되었고, 더 깊은 주님의 세계에 몰입할 수 있게 되었고 주님의 모습을 닮고자하는 자세를 항상 지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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