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박홍 총장 신부의 주사파 발언과 관련된 고해 비밀 누설설은 8월 30일자 서울대교구 사무처장 명의의 교회 입장 발표로 일단락된 듯하다.
서울대교구의 이 같은 입장 발표는 주사파 발언이 몰고온 회오리를 조기 진압하고 2천년 전통의 신성 불가침의 고해성사 자체를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하고 명쾌한 사목적 판단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제 주사파 발언을 총결산하는 측면에서 몇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먼저 우리 사회에 북한의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소위 주사파가 각계에 침투해 있다는 박 신부의 고발은 참으로 용기 있고 정의로운 행동이 아닐 수 없다.
박 신부의 고발 내용이 어느 정도로 정확한지, 또 그 고발이 어떤 정치적 연계를 가진 것인지는 차치하고 사제로서 또한 대학 총장의 신분으로 국민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악의 세력을 고발한 것은 높이 평가돼야 마땅하다.
그런데도 사회 일각에서는 박 신부의 순수하고 예언자적인 행동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의혹과 비판의 태도를 보였다. 그러한 모습이 우리 교회 내부에서도 없지 않았음은 참으로 유감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극소수의 신자가 신부를 고해 비밀 누설 혐의를 뒤집어씌워 고발한 것은 2천년 교회사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불상사가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박 신부 자신이 주사파 관련 발언에서 고해 비밀을 누설한 사실이 없음을 여러 차례 강조했음에도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 일부 언론이나 극소수인들의 사제 불신문제이다.
우리는 이 기회에 박 신부의 사제적 양심과 대학 총장으로서의 중책에 신뢰를 보내면서 그의 발언이 고해 비밀 누설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서울대교구의 사목적 판단에도 존경을 보낸다.
그러면서 한 가지 덧붙여 두고 싶은 것은 우리 교회의 공인들의 대 사회 관련 발언에 보다 더 신중하고 분명해야 하겠다는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몇몇 언론이나 인사들이 박 신부의 발언에 대해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견해를 보인 것은 내일을 위한 우리 모두의 교훈으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이번에 일반 언론 매체들을 통해 우리 교회의 고해성사가 전 국민에게 널리 교육된 것은 불행 중 얻은 소득으로 볼 수 있다. 우리 모두가 하마터면 손상을 입을 뻔한 고해성사의 참 가치와 전통을 지켜나가는 데 늘 깨어있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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