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순교자 성월이 되면 본당별로 많은 신자들이 성지를 방문하여 선조 순교자들의 발자취를 더듬으며 자신의 신앙생활을 되돌아보는데 이는 참으로 뜻 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국내의 성지순례뿐 아니라 국외로까지 성지순례의 문이 활짝 열려 있는 듯하다. 비록 멀리 외국까지는 가지 못하더라도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성지를 방문할 수 있는 좋은 여건 속에서 우리는 생활하고 있다.
나날이 순례자들이 많아져 간다는 사실은 참으로 좋은 일이다. 그러나 성지순례를 하는 신자들의 열의에 비해 아직도 황폐하게 방치되어 있는 일부 성지들을 볼 때 성지 보전을 위한 복구작업에 우리의 관심과 사랑의 손길이 좀 부족하지 않았는지 생각된다. 지난 날 비싼 대가를 치르고 우리들에게 신앙이라는 유산을 물려주신 성인들께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성지가 성지로서의 그 역할을 다 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노력이 필요하다. 즉 신앙생활이 힘들고 나태해졌다고 생각될 때 성지를 방문해 성인들의 전구를 청하며 생활할 수 있는 여유가 우리들에게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이 된다.
또한 성지순례를 열심히 하고 성지를 아름답게 가꾸고 보전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부끄럽지 않은 우리들의 신앙생활을 성인들이 천국에서 보시고 기뻐하실 수 있도록 노력함이 후손들인 우리들이 순교자 성월에 해야 할 도리임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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