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9월에는 색다른 2가지 행사가 계획되고 있으며, 이를 계기로「사회교리」를 배우고 가르치는 일에 우리 교회가 관심을 가져줄 것을 제안하면서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다.
첫번째 행사는 9월 4일부터 9일까지 한국에서 개최된「아시아 평신도 회의」로서, 평신도가 대부분인 한국 103위 성인의 시성 1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또한 교회의 가르침을 사회생활의 현장에서 실천함에 있어서 그 판단 기준과 행동 지침을 제공하기 위한「평신도의 사회교리 실천」을 회의 주제로 하고 있다는 데에서도 의의가 크다 하겠다(가톨릭신문 8월 21일자 참조).
또 다른 행사의 하나는「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 창설 20주년 기념행사」가 9월 중에 전국 각지에서 다채롭게 열린다는 데에 주목하고자 한다. 잘 알려진 것처럼 정의구현 사제단은 지난 20년 동안의 암울했던 시기에 교회의 사회적 가르침을 바탕으로『정치 현실에 대한 의사 표시를 사회구원 원리에 입각, 사목행위의 하나로 펼칠 것』을 선언하면서 출범하였으며, 우리나라의 민주화 과정에서 지대한 공헌을 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더욱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사회 현실에 적응하기 위한 교회의 새 모습에 대한 견해를 기념행사 말미(9월 26일)에 사제단의 선언문을 통해 밝힐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우리 천주교회는 세상의 변화를 복음적 기초 위에서 새롭게 인식하고, 이를 교황님의 회칙ㆍ교서ㆍ훈련 등의 형태로 공표함으로써 정의로운 사회 진보를 위한 적극적 관심을「사회교리」로 드러내오고 있다.
이러한 관심을 반영하여 최근 관련 서적이 잇달아 출간되고 있는데, 사회교리에 관한 교회문헌 15편을 집대성하고 해설을 첨부한「교회와 사회」(한국 천주교중앙협의회 간ㆍ1994)와, 지난 1백년 간에 걸쳐 발표된 교회의 사회윤리와 사상에 대한 종합적 안내서인「가톨릭 사회사상의 이해」(가톨릭출판사 간, 1994)가 대표적이라 하겠다.
이와 같이 사회교리의 확산을 위한 행사가 개최되고, 관련 서적이 보급되는 것과 때를 같이하여, 필자는 다음 2가지 말씀을 드리려고 한다.
첫째, 평신도들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이 시대를 온몸으로 살아가면서 교회의 사회적 가르침을 스스로 학습하고 실천하려는 자각이 있어야 하겠다는 점이다. 믿음과 삶을 일치시키기 위해서는 주일미사에 빠짐없이 참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스스로 깨어있고자 노력할 때에만 주님의 복음을 올바로 알아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성직자와 수도자들은 교황님들의 새로운 가르침 속에서 시대 변화의 징표를 올바로 읽어내고 앞장서 실천하며, 평신도들읕 교육시키는 데에도 더욱 노력해 주기를 바라고 싶다.
결국, 사회교리란 변화하는 세상 안에서 자신들에게 던져지는 수많은 도전들을 슬기롭게 극복하려는 참된 그리스도인들로 인해 생겨난 것이라는 사실에 유념하면서, 우리가 이 혼란한 사회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행동원리 내지 판단 규범이 된다는 것을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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