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요아킴 아저씨를 만난 것은 한마음 수련장이 이렇게 멋있는 이름을 가지기 전, 그리고 아저씨도 요아킴이라는 세례명을 가지기 전, 벌써 십오 년쯤 전 이야깁니다. 그때 본당 유치원 원아캠프 지원차 본당 학사님과 함께 바로 그곳으로 유치원 캠프를 떠났었습니다.
참 좋은 캠프장이려니 생각했지 그곳이 바로 우리 교구 것이 되리라고는 정말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풀장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캠프장 유아풀은 너무 좁은 관계로 성인풀의 물을 빼 주기로 계약 당시 이야기가 있었는데 막상 캠프를 열고 보니 가물어서 물을 뺄 수 없다는 어느 아저씨의 말씀에 모두가 화를 내고 서로 언성을 높여가며 시시비비를 가린 적이 있었습니다. 바로 그 아저씨가 후에 요아킴 아저씨일 줄은 그때는 몰랐었습니다. 하여간 그런 악연(?)으로 만난 아저씨와 벌써 10년의 여름을 함께 지냈습니다.
올 여름도 수많은 주일학교 학생들과 선생님들께서 바로 그 자리에 흔적을 남기고 다녀갔습니다. 커다란 탈 없이 올 여름이 지날 수 있음에 우선 주님께 감사드리며,아울러 프로그램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고하신 바로 그 요아킴 아저씨와 또 다른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여름 한철 캠프장에서 제일 많이 하는 말이『요아킴 아저씨 어디 계세요?』입니다. 그만큼 아저씨는 수련장에 계셔야 할 분입니다. 제가 이렇게 말씀드리는 것은 요아킴 아저씨가 남보다 훌륭하다거나 하는 것을 알리기 위함은 아닙니다. 그 아저씨는 그냥 장삼이사 중 한 분입니다. 그러나 그 분은 꼭 계셔야 할 자리에 계시고, 또 꼭 하셔야 할 일을 정말이지 아무 불평없이, 그리고 또 아무 주저없이 하시기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하느님께로부터 보시기에 좋은 모습으로 창조되고 또 우리가 있어야 할 자리에 있었어야 옳았겠습니다만 그렇지 못했기에 하느님에게서 일탈되었습니다. 거기서부터 하느님께로 향하려는 우리의 노력은 지금 이 시간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 나라에로의 복귀는 바로 우리가 창조 본연의 모습을 찾는 것이며, 우리들 모두가 자기가 있어야 할 자리에 있고, 또 자기가 해야 할 일을 한다면 우리 사이에 조화가 생길 것으로 여겨집니다. 사실 주일학교 교육은 성서와 함께 만남을 통해서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를 찾아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더불어 드릴 말씀은 여름 행사의 흔적과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요아킴 아저씨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여름 행사가 모두 끝난 다음 수련장을 한 바퀴 돌다보면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서 나무며 바위, 또는 길바닥에 이르기까지 온통 갖가지 표시와 흔적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개중에는 자연을 보호하자는 내용의 쪽지가 철사에 묶여 나무 맨 꼭대기에 애처럽게 달려 있기도 합니다. 물론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서 그 모든 것이 다 필요한 것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은 그것은 바로 공해입니다. 프로그램이 끝난 다음 그런 것들을 모두 철거해 준다면 두 말할 나위가 없겠습다만「이제 다 끝났다」는 느낌에선지 대개 그냥 두고 가게 마련입니다. 그것이 거기에 있었서는 안 되겠지요. 그래서 요아킴 아저씨는 학생들을 탓하기보다 바빠서들 그랬겠지 하는 마음에서 조용히 그것을 떼어내십니다. 바로 이런 자세가 오늘을 사는 우리가 수련을 통해 배워야 할 덕목으로 보여집니다.
자, 요아킴 아저씨! 아무리 바쁘시더라도 계속 웃음을 잃지 마시고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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