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 자체가 헤어짐과 만남의 연속이겠지만, 나는 1년 동안 아쉬운 이별이 많았다.
유치원 아이들의 「어머니」였던 이은주 (아리따운 담임) 선생님, 국민학교 어린이들의 「벗」 이었던 최정자 (고운이 담임) 선생님을 보내고나니, 내 가장 친한 친구 프란치스까는 타국으로 훌쩍 떠나 버렸다. 그런데 6년 동안 희노애락을 함께 하신 노동한 (베네덕도) 신부님마저도 석암본당으로 옮겨가신 것이다.
내 어릴적 섬과 육지를 잇는 망덕선창가에서 전근되신 강순형 선생님을 싣고 떠나가는 배를 바라보면서 울었던 눈물이 생각난다.
두 딸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도 이별앞에서 하얀 눈물이 흐르는 것은 아직도 아홉살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사는걸까?
올해는 내 건강이 좋지 않아서(지금은 수술후 회복중이지만) 그런지 여러 사람을 그리워하며 지냈다.
그러다「이별도 간절한 기도」임을 처음 알아 나는 기도하기 시작했다.
아침에는 교사들(남편을 포함)을 위해 기도하고 저녁 이면 사제들과 수도자들을 위해 묵주의 9일 기도를 바친다.
그러던 어느날 뜻밖에 광주 배아타나시아 수녀님께로부터 가을 편지를 받았다.
수녀원 앞뜰의 단풍잎을 보면서 우리가정을 기억 했다는 신기한(영혼의 만남) 소식이었다.
진정 하느님께서는 낙엽 한 잎으로도 사랑을 나누게 하시는「신비의 왕」이심을 새삼 깨닫는다.
우리 신앙인들은 어느 곳에 헤어져 살더라도 기도 안에서 만날 수 있어 행복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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