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장애인인가? 제2회 남북한 장애인 복지대회 11월 7일 올림픽종합운동장 추기경님 스님 목사님 그리고 전국에서 모여든 장애인들 내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많은 장애인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사실만으로도 감동에 젖을 수 있었고 이런 불편을 겪게 하며 이 어려운 분들을 모이게 해야만 했던 현실이 부끄러워 눈시울이 내내 뜨거웠다.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종합운동장 큰 공간에 비해 모인 사람이 적어 텅 빈 듯 했고, 싸늘한 날씨가 마음을 더욱 썰렁하게 했다.
타고난 장애도 있겠지만 현대사회는 장애될 기회가 너무 많다. 위험한 공장, 화공약품, 교통사고, 화재, 수해 등 위험이 사방을 둘러싸고 있다. 하루하루 다치지 않고 귀가하는 것이 기적처럼 보인다. 아니나 다를까? 남한 4백만, 북한 3백만, 인구의 십분의 일이 장애인이란다. 누구나 장애인이 될 가능성이 있는 현실. 나라살림, 사회살림, 개인살림이 다 어려워 장애인을 위한 복지시설이 빈약했다면, 장애인 복지법이라도 지켜 최소한의 고용과 최소한의 시설만 해주었어도 이분들이 이런 자리에 나오지 않을 수 있었을텐데….
내가 만일 장애인이라고 가정해 본다. 올림픽 대회 이후 많은 배려가 눈에 띄지만 나같이 활동적인 사람이 사방팔방 돌아다닌 것처럼 다닌다면 식당 화장실 도로 차량 주차 동사무소 은행 등 가물에 콩나듯 보이는 시설 가지고는 분통을 터뜨리다 일찍 죽고 말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운동에 나선 분들의 분개가 대단하다.
장애인이 남인가? 내 부모가 또 내가 또 내 아들딸이 장애인이 되어야 그때 장애인 복지를 생각하던 우둔함을 떨쳐 버리고, 이 나라의 모든 공간을 장애인을 생각하며 만들고 가꾸어 가야 할 것이다. 한라산에, 백두산에 장애인이 오르도록 말이다.
장애인 스스로가 복지를 위해 나선 우리의 현실이 부끄럽다.
『장애인이 되게 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합니다. 이 많은 분들이 기도해 주셨고 또 우리를 이토록 사랑하시다니 고맙습니다. 주님, 장애인도 사람과 기도속에서 정상인과 함께 살 수 있게 해주소서』이런 내용의 짤막한 기도를 하려고 휠체어에 실린 채 팔과 다리를 비틀고 얼굴 근육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떠듬떠듬 그러면서도 카랑카랑한 호소가 귀에 아프도록 젖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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