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는 가슴 저미는 아픔을 되새기며 네번의 가을과 다섯번의 여름을 내품에 안겼다가 끝내는 내 가슴에 묻혀버린 작은 내 아이의 영혼을 생각하며 두손을 합장해 본다.
어느덧 7년….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계절은 저마다 자기차례에 잘도 나서며 우리들의 아픈 기억들을 퇴색시켜준다.
1986년 8월 11일. 정말 되새기고 싶지 않은 악몽같은 날이었다. 어느 단체의 책임자로서 3박 4일 교육을 갔다 온 후 였다. 그 아이는 그날따라 갑자기 사과를 사달라고 졸라댔다.
며칠을 떼어놓았기 때문에 측은한 생각에 데리고 시장을 가던중 불과 집에서 10여분 거리도 채 안되는 곳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순간 『앗』하는 비명과 함께 거대한 물체에 부딪혀 하늘로 솟았다가 힘없이 툭 떨어지는 물체하나…. 정신없이 뛰어가 떨어진 아이를 덥석 안는 순간 사지는 축늘어지고 얼굴은 순식간에 선혈로 덮였다.
정말 찰나의 순간에 아이를 잃고 하느님을 몰랐던 그때 한없이 원망하며 통곡했었다. 『왜 하필이면 우리 아이여야 합니까? 그 어린게 무슨 죄가 있다고 피우지도 못한채 꺾을 양이면 왜 이 세상에 보내셨는지요…』
이제 영세를 받은지 얼마되지는 않지만 의연한 자세로 순간순간의 묵상속에 내 아이의 영혼을 그려보는 여유로움과 오늘 같은날 두손을 합장하고 기도할 수 있는 마음을 주신 주님께 감사드리고 싶다.
이제는 미운 감정보다는 「내 탓이오」를 외치며 기도할 수 있는 마음을 갖고서 비록 고통과 아픔만의 지난 세월이었지만 지금 내 가슴에 편안히 잠든 작은 영혼을 이제는 깨우지 않으련다.
주님! 위령성월을 맞아 먼저 간 모든 불쌍한 영혼들을 위하여 기도드립니다, 당신의 품에 안아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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