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후면 고교 입시와 대학 입시가 2주 간격으로 시행된다. 전국에서 수많은 가정이 몸살을 앓고 있다. 끝나고 합격자 발표 때도 또 한번 궁상을 봐야 할 것이다.
어느 시대에나 성장 과정에서 통과제의와 같은 이러한 몸살을 앓았겠지만, 정보ㆍ교통ㆍ통신이 발달된 현대의 입시는 메카니즘의 눈부신(?) 총아가 되어, 인간을 더욱 매도한 비인격적 존재로 전락시켜 왔다. 몸살 정도가 아니라 중증의 환자가 되어 학생이나 학부모가 등급과 성적순의 노예로 인간 등급을 감수하고 희비하고 있는 것이다.
애비가 젊은시절 당했던 수모(?)를 자식이 고득점으로 일류 대학에 합격함으로써 보상받기도 하고, 그 애비에 그 자식 정도로 낙방이 되는가 하면 반대로 애비가 일류대학 출신이니 자식이 어딜 가면 어떠랴하는 방관도 낳는다. 공부를 잘하는 자식 덕분에 온가족이 고급 인간이 되는가 하면, 성적이 나쁜 바람에 부모형제 몽땅 천덕꾸러기가 되어 한 때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계절이 온 것이다. 자식을 위해 온갖 정보를 이웃이나 동료에게 얻고 싶지만, 결과가 두려워 묻지도 못하고, 알리지도 못하는 냉가슴이 답답하고 아프기만 하다. 그래서 이 계절은 역학자, 예언자, 점쟁이 등의 광고도 돋보여,부모들은 은근 슬쩍 방문하고 알만한 사람에게는 점괘를 알리기도 한다. 자식이 대학교 선택에서 터무니 없이 우기면, 점괘의 소견(?)도 한 몫을 단단히 하게 된다. 과학적(?)이고 정밀한 자료가 가장 많은 학교 선생님이 이때처럼 위대해 보인적이 없다. 하기야 연간 푸대접 받다가 「메뚜기도 한철」이라고 가장 자신 있는 소견을 가진 분들에게 굽실거릴 수밖에 없지.
그래서 「지옥」이라는 말이 붙었나 보다. 교통 지옥, 시험지옥, 지옥, 지옥…. 살아서 지옥을 체험하는 이 나라 사람들은 혹시 죽어서도 지옥을 견딜 수 있다는 어줍잖은 판단으로 천국을 이상으로 삼지 않을까봐 두렵다. 혹시 고득점이 천국이고 합격이 천국이라면, 그것이 만족스럽고 기뻐서 죽기 싫고, 누리고 싶어 불합격자와 저득점자를 향해 거드름 피우는 즐거움으로 세상을 살까봐서도 두렵다.
「꼴지에게 박수를」이런 책이 있든가? 예수님은 꼴찌가 첫째 된다고 하셨는데…. 꼴지 지향의 교육을 지금 시작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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