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의 일로 기억된다. 조연출로 제작에 참여했던 한 드라마의 내용이 가톨릭 교회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작품이었다. 촬영 섭외된 장소가 성당이었고, 장소가 장소인지라 모든 연기자들과 스템들이 매우 진지하게 촬영에 입하였고 그 드라마는 예정대로 무사히 방영되었다.
방송이 나간 이후 나는 몇몇 사람들 (적어도 천주교 신자가 아닌이들)을 통해 드라마에서 등장했던 빨간 성경책은 개신교용이었다는 지적을 받게되었다.
교회에 문외한 이었던 나는 그제서야 내가 실수를 한것을 알아차렸지만 「그게 뭐 그리 대단한 일」 이랴 하고 지나쳐 버렸다. 이는 물론 드라마 제작진들의 전적인 과실이고 무지의 소치임에 틀림이 없다. 사실 돌이켜보면 이런 류의 실수가 예전에도 종종 저질러진 것 갈다. 묵주를 목에 건 수녀님, 엉터리 복장의 신부님, 실제와 거리가 먼 종교용어들의 구사 등등 올바른 신자가 보았더라면 코웃음을 쳤을 장면들이 꽤 많이 연출되었던 것 같다. 변명을 하자면 방송국 소품실에는 교회와 관련된 소품들이 전무하다고 해도 괜찮을 만큼 극히 미비하다. 또한 교회에 대해 많이 아는 이들도 흔하지 않다.
내가 알기로 교회 안에는 많은 이름의 단체들 예를 들면 매스콤 위원회. 홍보위원회, 선교회 등 다양한 목적에 부합하는 모임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그러한 교회 단체(개인을 포함하여)들은 대중매체의 공공연한 실수나 무지에 대하여 그리 별 관심을 두지 않는 듯 하다. 그러한 정이 천주교회의 장점이요 넓은 포용력 일수도 있겠지만 다른한편으로 보면 세상일에 대해 무관심 한 것 아닌가 하는 오해도 받을 법하다. (제대로 믿게 되면 아마 그래야 할지도 모른다는 전제하에) 믿지 않는 이들이 교회를 어떻게 묘사하든지, 어떤 도구로 상징을 표현하든지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은 믿는 이들로서의 직무유기라고 한다면 지나친 표현일까?
나는 앞으로 다루게 될 어떤 형태의 종교적인 묘사든 세밀히 연구해서 시청자들(어떤 종교에 상관없이)로 하여금 용납될 수 있는 연출을 하고 싶다. 왜냐하면 내 주위의 많은 동료들이 종교적 표현과 연관되어 상당히 곤혹스럽게 항의를 받는 모습을 종종 접하기 때문이다. 난 다행히 한번도 천주교측으로 부터는 항의를 받은 일은 없기 때문에 이 기회를 통해 대단히 감사하다고 말하지 않을수 없다. 그리고 적어도 내가 연출하는 작품에 관한 한 빨간 성경책을 성당에서 사용하는 우를 되풀이하고 싫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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