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날인 칠월 칠석에도 혹시나 하고 우리는 비를 기다렸는데 끝내 오지 않았다. 태풍 하나만이라도 지나가 주기를 바랐지만 올해는 장대비 한 번 내리지 않았다. 그럭저럭 삼복더위도 지나가고 가을의 문턱에 들어선다. 지난날 여름철에 자주 생기는 소나기와 무지개가 보고 싶어진다. 댐도 저수지도 그 바닥을 드러내고 낙동강의 수위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이런 식으로 한 달만 더 가면 큰 일이 날 것이다. 기우제라도 지내야 할 판이다.
대도시의 고층 아파트에 사는 사람은 물 걱정 때문에 심각하다. 만약에 가뭄이 계속되면 식사, 세면, 화장실 문제는 속수무책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너도 나도 차를 구입하여 생수를 찾으러 간다. 이래저래 공해는 밑도 끝도 없이 진행되고 있다. 그래도 사람들은 물 걱정을 하지 않는 것 같다. 물이 당연하게 나오는 것처럼 생각하고 물을 펑펑 소비한다.
어느 신문에서 샛강을 살리자고 야단이지만 그 정도는 보통 국민들이 실천하고 있는 사항이다. 보다 더 근본적인 성찰이 요구된다. 어떤 사람은 화장실에 오줌을 다섯 번 누고 나면 물을 내린다고 한다. 개인의 선택도 참 중요하다. 그러나 시민들의 도덕적 의지만으로 물을 보존하기는 어렵다. 말하자면 물의 오염을 시민에게만 돌릴 수 없다는 것이다. 공업을 살리고 물을 죽일 수 있겠는가? 아니면 공업을 죽이고 물을 살릴 수 없겠는가? 물의 오염은 석유산업문명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공단이 있는 한 근본적인 물 보존은 어렵다고 본다. 국제 경쟁력에 떨어지더라도 물 한 잔을 마음놓고 마실 수 있는 물정책이 문민정부에서도 나오지 않았다.
주사파 때문에 우리나라가 위기에 처하는 것은 아니다. 젊은이들이 우리 현실을 두고 고뇌하는 것은 건강한 모습이다. 모조리 빨갱이로 매도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우리 정부도 주사파에 너무 신경 쓸 것이 아니라 보다 더 깊은 생태학적 위기 즉 물, 공기, 땅, 에너지, 그리고 식량문제에 더 깊은 관심을 쏟아야 할 때라고 본다. 정치 하는 사람들이 정권욕 때문에 자기 살이 썩어가는 것을 못 본다면 그리고 국민의 일상의 삶이 힘들다는 것을 느끼지 못한다면 백성들은 이 정부를 외면할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한다면 정치는 치산치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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