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권선거의 회오리가 온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가난한 이 병든 이 소외된 이를 특별히 기억하고 그들과 나눔을 설치하는 자선주일을 맞는다.
하느님께서 인간이 되신 이 자비의 길을 깊이 생각하는 이 대림절에, 특히 Gαudete (기뻐하라) 주일로 잘 알려진 대림 3주일인 이 날은 사제의 장미빛 제의안에서 성탄의 신비를 미리 느끼는 기쁜 날이다.
하느님의 자비로 인해 사람이 되신 예수를 구세주로 맞이할 우리는 이날 기쁨 가운데서 자비의 길을 마음으로 또 행동으로 걸어가야 할 각오를 다져야 할 것이다.
자선활동은 단순히 불우한 이를 위한다는 인간적인 차원의 행동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가운데 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앙인의 표지이다.
그것은 예수를 통한 하느님의 자비가 모든 사람 그중에서도 유별나게 가난한 사람·자유를 빼앗긴 이·창조계에서 맛볼수 있는 기쁨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장애자·상처입은 이들·사회불의로 고통받는 이 그리고 죄인들에게서 단적으로 드러났으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들에게 보여주신 사랑으로 우리에게 하느님을 보여주는 표지로 삼으셨고 또 우리도 그 표지를 보고 하느님 아버지를 뵈올수 있다고 가르치셨기 때문이다.
근래들어 우리 교회신자들의 자선의식은 크게 성숙된게 사실이다.
가톨릭교회의 교구·수도단체 등이 운영하는 복지시설들의 대부분 신자들의 성금으로 유지되고 있고 또 신자들의 힘으로 새로운 복지시설이 신설되고 규모가 커져가는 현실은 이 사실을 증명해주고 있다.
뿐만아니라 근래들어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나 본사가 펼치고 있는 아프리카 기아민 특히 기아로 죽어가는 소말리아인 돕기성금접수엔 과거 어느 때보다 신자들의 참여가 활발하다.
이는 이미 우리의 자선활동 범위가 단지 국내에만 한정돼 있는게 아니라 세계로 확충되어 가고 있다는 증좌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편 우리 신자들의 수가 수십년전에 비해 비할 바없이 급증됐고 또 사회적으로 중산층의 비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복음의 핵심 가르침의 하나인 자선 활동에 쏟는 정성은 아직 크게 부족하다 할 것이다.
이같은 시점에 한국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가 가난한 이웃에 대한 관심을 드높이기로 한 결의는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1천50군데 1천3백48명의 수녀가 응답한 장상연의 설문을 통해 수녀들은 2천년대를 향해 수도자들이 본당이나 기타 소임지에서 「꼭 해야 할 부분으로」 가난·소외된 자에 대한 관심과 사회사업을 가장 필요한 일로 꼽았다.
이 사실은 신자들이 나가야 할 길을 단적으로 밝혀준다.
모쪼록 신자들은 이번 자선주일과 성탄을 기해 불우한 이들과의 나눔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가는데 가일층 정진있기를 기대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