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변할 것은 다 변하고
이제
새로워질 것은 죄다
새로워진
우리들의 조국을 위하여
우리는
영원을 받들고도 남을
무수한 피땀을 흘리고 또 흘렸음을
기억하지 않을 수 없구나
우리들의 사십여 년은
극복
그 자체였음을 기억하고
다시 기억하지 않을 수 없구나
나 비록
육신의 장애를 입고
전쟁 미체험 세대라는
어중간한 위치에서
절며 흔들리며 살아가는
오늘이지만
무식하기에 악을 몰랐고
올곧은 마음으로
하늘만 믿고 살았던 내 아버지와 어머니
그 그늘 밑에서도
나는 희망을 잃지 않고
간직했으며
앞으로 더욱 그러해야 마땅하리라
이제와 우리에게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르단 말인가
우리에게 무슨 주의와 사상이
이제와
서로 다른 이념의 벽이 되어
어쩌란 말인가
나는 소망한다
저 깊고 깊은 분단의 벽이
하루 빨리 무너지기를……
서로 시기하고
서로 불신하는
마음의 병이 하루 속히
회복되기를……
날이 갈수록
백오십오 마일 철책보다
더 무거워지는
양심의 가책을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바람아! 차라리
너의 이름으로 이 몸 산산히
부서져
한라에서 백두까지 통일의 염원으로
세차게 날리게 하렴
강물아! 차라리
이 몸 너의 줄기찬 흐름이 되어
반도의 땅!
폐부 깊숙히 스며
찬란한
통일의 꽃 한 송이로 피어나게 하려오
나를 닮은 조국
조국을 닮은 나
우리는 무엇이 모자라
앞으로 한 발 다가가지 못하고
뒤로 한 발 물러설 수 없는가
통일
머지않아 그날이 오면
우리의 사랑으로
그날이 오기만 하면
나는
건강하고
해맑은 나의 영혼을
등으로 기어서라도
꼭
백두산 정상 위에 세우리로다
통일
그날이 꼭 오기만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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