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인으로서의 김일성의 죽음은 반 세기 전 분단 상황을 초래했던 주역들의 퇴장을 의미한다. 그리하여 분단문제, 곧 통일문제는 우리 세대가 안게 되었다. 더 나아가 우리 스스로 역사 해결의 주체로 나서야 할 때다. 통일을 이루려면 우리부터 변화되어져야 한다. 이스라엘 백성의 사십 년에 걸친 시나이 광야에서의 시련에 버금 가는 이 반 세기 민족 분단의 고난이 참된 의미와 가치를 지닐 수 있으려면 통일된 우리나라는 단순한 지리적 정치적 통일만으로 그치지 않고 인간 존엄성이 온전히 보장되는 사회를 창출하는 데까지 이르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소외된 이들이 인간답게 사는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특히 이미 중산층화 되어 가난한 이들에겐 어떤 면으론 사회보다 더 높은 두터운 벽을 느끼고 있는 교회 역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분열의 죄악을 극복하며 모두를 얼싸 안을 수 있을 때, 더불어 사는 삶의 양식으로 어느 누구라도 소외시키거나 배재시키지 않는 그런 통일 마인드를 우리 사회가 지닐 때 민족 통일은 환상도 허구적 이론도 아닌 살아있는 현실로 기어이 다가올 것이고 그러한 틀 속에서 북녘의 동포들도 한 형제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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