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가 바로 눈앞에 다가왔다. 각 당의 공약들이 연일 신문 지상과 언론매체를 통해 소개되고 있으며, 협상을 위한 정치인들의 발빠른 행보와 후보자들의 유세가 메스컴을 메우고 있다.
국민들은 이제껏 선거라면 금권, 관권, 타락 선거를 떠올렸고 수식어처럼 공명선거라는 말도 따라 다녔다. 그러한 공명선거 운동의 수고로움은 적어도 유권자들의 의식을 조금씩 깨우칠 수 있었고, 이러한 운동을 하는 시민 단체의 활성화와 더불어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는 부족하나마 시민들의 입장이 대변되고 각 단체의 입장이 표명되며 정책에 대해 대화하고 토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해 주었다.
과연 공명선거가 이루어질까 하는 모두의 우려보다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지가 성사된다면 결국 선거에서 후보자들의 당락을 결정하는 것은 유권자들의 한표다. 따라서 유권자들의 깨어있는 의식은 대단히 중요하며, 이에 못지않게 후보자들의 자질과 그들이, 그들 정당이 약속하는 정책들도 중요하다.
유권자들의 의식이야 깨어있어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문제라 하더라도 유권자들이 판단할 수 있는 잣대로 『내가 대통령이 되면 이렇게 하겠습니다』라는 후보자들의 목소리는 다시금 엄중히 국민들의 바른 판단을 받아야 한다.
공약(空約)이 아니기 위해서는 그 실현 가능성이 명확해야 하며, 단지 표를 의식한 선심성 공약인지도 확인되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각 단체에서 실시하는 정책 공약들의 비교 토론은 국민들 모두에게 홍보되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올바른 선거문화, 민주사회 건설 바로 우리들의 현재의 삶을 위해서도 더없이 좋은 일이다.
삼인언성호(三人言成虎) 라는 말이 있다. 전국시대 위혜왕때 방총이란 사람이 위나라 태자와 함께 조나라 한단으로 인짙로 가게 되었는데 방총이 위혜왕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시장 (市場)에 호랑이가 나왔다고 하면 믿겠습니까?』 라고 하니 『안 믿는다』라고 하자『한사람이 더와서 이야기해도 안 믿겠습니까?』라고 물으니 『믿기 어렵다』라고 하자 방총이『 그럼 세사람이 똑같은 이야기를 하면 믿겠습니까?』라고 물으니 『그때는 물론 믿어야지』하고 위혜왕이 대답하였다. 그러자 방총이 이렇게 말하였다. 『시장 (市場)에 호랑이가 나온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세사람이 같은 말을 하게 되면 시장에 틀림없이 호랑이가 나온 것이 됨니다. (三人言成虎) 저는 지금 한단으로 가는데 한단은 시장보다 훨씬 먼 곳입니다. 제가 떠난 뒤에 저에 대해서 말하는 사람이 세사람은 넘을 것입니다. 왕께서는 부디 귀를 기울이지 마십시오』라고 말을 하였다 한다. 결국 이말은 거짓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하면 참말로 믿어 버린다는 의미가 담긴 말이다.
선거 때가 되면 우리는 참으로 많은 약속의 말을 듣는다. 그러나 마지막 판단은 좋은 약속을 하는 후보자들이 아니라 바로 유권자들이 하는 것이며, 판단의 책임 또한 유권자의 몫이다. 연일 『이렇게 하겠습니다. 이렇게 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후보자들의 약속이 국민을 위함인지 그들 자신을 위함인지는 후에 가면 밝혀질 것이다. 유권자들의 눈을 흐리게 하는 선심성 공약이나, 표를 모으기 위한 공약들을 현명하게 구별하여 귀중한 한표한표가 바르게 행사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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