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년말 현재 우리 교세가 3백만명을 넘었다는 지난주 본보 보도(1면 머리기사)는 가슴 뿌듯함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불안과 걱정을 떨쳐버릴 수 없게도 한다.
교세 3백만 돌파는 74년 말 1백만 돌파에서 85년 말 2백만 돌파까지 11년이 소요된 것에 비하면 4년이나 앞당겨 7년 만에 3백만 명을 돌파했다는 측면에서 우선 자축할 일로 여겨진다.
이와 함께 전체 인구 중 우리 신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90년 6.3%, 91년 6.7%에서 92년 7%로 증가한 것도 긍지와 자부심을 갖게 한다.
그러나 교세 현황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불안하고 걱정스러운 일이 적지 않다.
첫째는 교세 증가의 둔화현상이 심각한 상태라는 점이다. 이것은 92년 한 해 신자 증가율이 4.9%에 불과한데서 볼 수 있다. 이 증가율은 80년대 평균 증가율 7.69%나, 90년의 5.26%, 91년의 6.28%에 비하면 크게 떨어지는 수치이다.
실제로 지난 한 해 증가수는 14만3천3백47명이었는데 이는 91년도 증가수 17만2천7백79명에 비하면 약 3만 명이나 줄어든 것이다. 한 해에 3만 명 감소라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숫자이다.
만일 이 같은 감수 추세가 계속된다면 복음화 2천년 이전까지 남은 7년 동안 과연 4백만 명을 무난히 돌파할 수 있을까가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둘째는 대신학생수의 2년 연속 감소현상이다. 84년에 17.98%, 87년에 17.63% 등 급격한 증가를 보인 대신학생수가 신자 증가의 둔화와 더불어 그 맥을 같이해오다 2년째 감소를 보이고 있다.
대신학생수의 감소는 내일의 우리 교회를 이끌어갈 미래사제수의 감소를 예고하는 것이어서 한국교회 전체에 적신호로 나타나고 있다.
셋째는 여전히 늘어나고 있는 냉담자 및 거주불명자 문제이다. 91년 9.7%증가에 비해서는 다소 둔화된 8.0%의 증가를 보이긴 했으나 전체 교세의 24.7%인 75만8천3백37명이 교회를 떠나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해결이 시급하고 중대한 숙제가 아닐 수 없다.
곧 전 신자의 4분의 1이 신자생활을 하고 있지 않는 허수(虛數)라는 사실은 교세 3백만 돌파를 자위할 수 없게 하는 멍에가 되고 있다. 전교와 성소계발 그리고 냉담자 문제 이 세 가지는 지금 우리 교회가 당면한 긴급과제들이다. 각 교구는 이 과제를 풀어나가기 위해 전력을 쏟고 있는 줄 알고 있다.
차제에 각 교구의 노력들이 서로 유기적이고 긴밀한 협조체제로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번 교세통계에서 최고 증가치(9.44%)를 기록한 교구와 최저지(-0.97%)를 기록한 교구간의 갭이 엄청난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한국 전체 교회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해서는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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