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국민의 선택은 드러났다. 새 대통령이 선출된 것이다. 대통령 당선자에게 먼저 진심어린 축하와 환영의 인사를 드리는 바이다.
이와 함께 낙선한 후보들의 고군분투에도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 아마 지금쯤은 누적된 과로로 몸을 추스리기조차 힘겨울지 모른다. 그러나 일어나서 당선자에게 승리를 축하해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구태여 미국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이제 우리도 승리자의 겸허함과 패배자의 용기를 보여줄 때가 되지 앉았나 생각된다.
이번 대선을 돌이켜볼때 과거에 비해서는 선거의 방식과 내용이 많이 개선되고 달라진 점들도 적지 않았지만 일백프로 공명정대한 선거였다고는 보기 어렵다. 그것은 선거기간중 관권과 금권의 개입공방이 끊이지 않고 계속되었고 후보자간의 비방, 중상모략, 흑색선전, 폭로 등이 이어졌으며 3정당 모두 선거법을 위반한 사례들을 갖고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이유들로 인해 자칫 잘못하면 선거후유증을 심하게 앓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때일수록 당선쪽이나 낙선쪽 모두가 한발짝씩 양보하고 서로 이해함으로써 정치인의 참모습을 국민 앞에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차제에 대통령 당선자에게 몇가지 당부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우선 대화합과 포용의 자세를 발휘해 달라는 것이다. 선거기간중 있었던 개인이나 당에 대한 흑색선전이나 위해행위까지도 관용할수 있어야 한다. 특히 당선자는 전체 유권자의 60%가 넘는 국민이 당선자와는 반대의견을 가졌거나 당선자를 지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반대자나 비지지자들까지 포용할수 있는 사람이라야 한나라의 지도자로 불릴수 있을 것이다. 만일 당선자가 국민 대화합을 이루지 못한다면 그는 성공적인 대통령은 될 수 없을 것이다.
다음으로 국민과 한 약속을 지켜달라는 것이다. 당선자 본인도 대선전략으로 내세운 공약을 모두 실천하기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약속을 식은 죽 먹듯 내팽게쳐서는 안된다. 적어도 그 공약에 근접할수 있는 정책의 입안과 최선의 노력은 기울여야 한다.
현행 우리의 정치풍토는 공약을 이행치 않아도 제재를 가할 아무런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은 것이 최대의 맹점이다.
즉 5년 단임의 대통령임기와 조석변이 심한 정당의 출몰은 어떤 정책이나 공약의 실행여부를 확인할수 없도룩 하고 있다. 앞으로 여기에 대한 보완책이나 새로운 대책이 꼭 있어야 할 것이다.
끝으로 봉사하는 모습을 보여달라는 것이다. 이번 대선에 출마한 후보들 모두 여생을 다바쳐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말을 되풀이 했고 당선자 역시 누차 강조한바 있다.
봉사는 결코 군림하지 않는 것이다. 또 봉사는 사리사욕이나 당리 당략에 매이지 않는 것이다. 참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이 나라의 인간존중문제를 비롯 경제·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사람이 사람답게, 이웃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갈수 있는 여건과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이 참으로 봉사하는 모습일 것이다. 수백수천의 감언이설이나 교언영색(巧言令色)보다 묵묵히 봉사하는 모습에서 국민은 대통령을 존경하고 따를 것이다.
이제 우리도 국민에게 신망과 존경을 받는 대통령이 나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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