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교황이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당신이 즉위하신 후부터 줄곳 복음전파를 위해 세계를 방문하고 계시고 가는 곳마다 모든 계층의 신자들에게 새로운 복음화를 위해 열성을 다할 것을 호소하고 계신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명이며 우리 교회의 근본 사명인 복음전파를 이 시대에 보다 적극적으로 펼치시기 위한 그 분의 당연한 직무인지도 모른다. 1989년 칠레를 방문하여 하신 말씀 중에도 『교회가 보편적(catholic)이라고 말할때 교회는 복음화하고, 선교를 하고, 사도적이라는 것을 의미 합니다. 만약 교회가 이런 자질이 부족하다면 그것은 진정한 교회가 아닙니다』라며 교회의 복음화의 사명을 강조하셨다.
우리 교회는 세계에 그 유래를 찾아 보기 어려운 태동을 하였다. 천부적인 종교적 심성을 지닌 우리 조상들이 스스로 복음을 받아들이고 신앙을 위해 목숨까지 바쳐서 오늘 이 한국땅에 천주교의 씨앗을 뿌렸다. 현재에도 우리 한국 교회는 세계 교회가 경이적 눈으로 바라보는 성장하는 교회로 비쳐지고 있다. 해마다 새로운 신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이 정말 잘 되어가고 있는 것일까? 지난 11월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에서 개최된 아시아 복음화 대회에 참가하는 동안 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그곳 대회에서 주제 강연을 하신 분들은 공통적으로 이시대 복음화의 절대적 필요성과 성령께서 복음화 사업을 주도할 수 있도록 모든 신자들이 성령에 의한 새로운 인식의 변화 새로운 삶을 통해 그리스도를 증거하고 또한 그리스도를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교회는 새로운 복음화 사업을 어떠한 방법으로 펼쳐나아가야 할 것인가? 복음화라는 말이 주는 느슨한 느낌 때문에 또는 함축된 표현인 복음화가 갖는 의미의 폭이 넓기 때문에 여러 각도에서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양한 방법 그리고 여러 형태로 복음화를 추진할 수 있지만 몇가지 점에서는 공통적으로 같이 생각해야 할 점이 있다고 본다.
첫째는 현실파악이다. 날로 신자수는 늘어나고 있는 반면 한편으론 냉담자 행불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또 우리신자들 중에는 그리스도의 신앙을 입으로 고백하지만 실천적으로는 무신론자와 다름없는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복음화라는 것은 크리스챤들이 그리스도를 올바로 알고, 믿고, 생활하고, 전하는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생활하고 전하기전에 먼저 올바로 알고 믿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생활 실천이 가능하고 또한 외칠수 있는 것이다. 아시아 복음화대회에 참가했던 청년 대표 몇명에게 물어 보았다. 어떻게 복음화에 투신하게 되었느냐고 그때 그들의 대답은 거의 공통적이었다.
자신들은 어떤 과정 즉 복음화 학교라는 예수님 제자훈련을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확실하게 구세주로 맞아 들이게 되었고 그리고 예수그리스도를 세상에 전하기 위해 여러가지 훈련을 받고 현재 복음 선포자로 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번 아시아 복음화 대회에서도 커다란 몫을 담당했다. 두번에 걸쳐 보여준 선교를 내용으로 한 연극과 뮤지컬은 각국의 대표들을 감동시켰고 복음전파의 한 방법으로 충분히 효과적이라는 것도 인식시켰다.
두번째는 기도운동 전개이다. 기도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우리는 지난 몇년동안 보아왔다. 공산주의를 향한 꾸준한 기도는 결국 그들의 깃발을 이 세상에서 내리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우리의 간절한 기도는 반드시 하느님의 응답을 얻는다. 이젠 복음화를 위해서 기도할 때이다. 세상을 지배하는 악을 물리치고 세상에 그리스도 왕국을 건설키 위해서는 이제부터 모든 신자들이 복음화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 모든 단체가 모든 기도의 지향을 복음화에 두고 기도하는 범기도운동이 전개되어야 한다. 기도하는 공동체, 기도하는 교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세번째는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의식화 작업이다. 우리 한국 교회는 아직도 외방선교 지역이다. 또한 재복음화가 절실히 요청되는 신생교회이다 (참고: 교회의 선교사명 R.M 33항) 그러나 지금 우리 교회는 선교 열성이 우리 교회 내부로부터 감퇴되어 가고 있다. 한편에서는 매년 새롭게 늘어나는 신자들을 보고 안일하게 생각하는 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한국의 천주교신자는 전체 인구의 7%에 불과하다. 그중에 성당에 나오는 신자는 더 적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우리 한국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하면 선교에 장애가 거의 없는 편이다.
그러나 문제는 천주교 신자들이 선교에 익숙치 않으며 그러한 선교전략이나 신자들의 복음전파를 위한 훈련이 안되어 있다는 것이다. 복음화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라 더욱 구호로 외치는 것만도 아니다. 그래서 과정과 목표설정은 대단히 중요한 것이다. 복음선표의 목표는 그리스도를 전하는 것이다. 그것도 비그리스도인들에게 전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자면 먼저 전 신자들의 복음화에 대한 인식이 새롭게 재정립되어야 하며 인식의 변화를 통한 복음적 생활화 운동이 확산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전교 시대를 맞고있다. 수확할 것은 많고 많은 일꾼들이 필요하다. 『우리가 복음을 전하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화가 미칠 것』이라는 사도 바오로의 말씀을 깊이 새기며 복음이 선포된지 2천년이 되는 해에는 보다많은 사람들을 그리스도화 시켜 예수님께 생일 선물로 드릴 수 있도록 지금부터 새로운 복음화사업에 온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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