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 사회의 학교교육이 너무나 많은 문제를 안고있다는 것은 되풀이해서 말할 필요조차 없을만큼 여러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는 사실이다. 그간의 여러차례의 입학시험 제도의 변경이 가져다준 더 많은 혼란과 실망을 돌이켜 볼 때 오늘날 학교교육의 문제가 단순히 입시제도의 개선에 의해 해결 되기를 기대하기 어려운 보다 근원적인 데에서부터 비롯되고 있다는 사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깨달아 가고 있는 듯하다.
어떤 시대ㆍ사회이건 학교교육은 그 시대ㆍ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것을 그 일차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 오늘 우리 학교교육이 오로지 한점이라도 더 좋은 성적을 얻어 보다 좋은 학교에 합격할 수 있는 교과능력의 배양에만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은 우리 사회가 그렇게 해서 길러진 일류대학의 학벌과 지적인 유능성만을 갖춘 인재를 요구해 왔기 때문인 것이다. 만일 우리 사회가 그러한 지적 능력에 덧붙여 필수적으로 여러 인간적인 덕성을 고루 갖춘 인재를 요구하는 여유를 가졌더라면 학교교육도 틀림없이 인간교육에 심혈을 기울이지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학교와 사회가 오로지 지적능력이라는 하나의 눈금으로만 인간의 가치를 저울질하는 풍토 속에서 상대적으로 지적인 능력은 낮지만 그 그외의 많은 다른 가치를 지닌 우리의 청소년들이 받아온 심리적인 상처들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지경에까지 이르고 있다. 한 해에 백명이 훨씬 넘게 자살하는 청소년들, 남의 눈을 피해가며 정신과 병원을 찾아가는 재수생들, 극심한 절망 속에서 이른바 비행의 길로 접어든 학생들-이들이야말로 바로 우리 사회의 잘못된 가치풍토가 남겨놓은 쓰라린 상흔들이라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학교교육의 이러한 문제 점들을 생각할 때 우리가 교회교육에 거는 기대는 더욱 절실하지 않을 수 없다. 교회만은 이들 청소년들의 아픔과 상처를 따뜻이 감싸줄 수 있는 장소여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교회교육의 일차적인 목표는 교리지식을 통한 신앙심의 확립이지만, 만일 교회교육이 단순히 교리지식이라는 또 하나의 지석중심의 교육에 빠져든다면 학교에서 교과지식으로 받은 상처를 감싸줄 여지를 잃게 될 것이다.
자신에 실망하는 좌절한 아이들, 학교와 가정에서 설 땅을 잃은 아이들, 하느님이 주신 개개인의 독특한 가치들이 외면당한 아이들 이러한 아이들이 위로받고 새로이 피어날 수 있는 교회교육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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