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밑의 여동생은 결혼을 하였고 둘째 셋째 여동생도 결혼할 시기가 되었는데 부모님은 큰 성화였습니다. 저는 몇년 더 있다가 하고 둘째 동생부터 하자고 하니 안된다면서 맞선을 열번이나 보게 하였습니다. 아홉번까지는 가지 않으려고 버텼지만 열번째(아내)는 부모님과 동생이 먼저 보고 와서는 참 좋은 처녀 같다면서 한번 보라는 것입니다. 할 수 없이 만나서 이야기를 하니까 아내는 5남매의 막내로서 일찍 부모님을 여의고 해서 저의 부모님을 잘 모실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결혼하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그후로 몇번 만나서 이야기도 나누어 보고 우리는 결혼하기로 했습니다. 그때 아내는 내 걸음이 조금 보기 싫은 걸음이라 하였습니다. 우리는 82년 1월 많은 사람의 축하를 받으며 결혼을 하였고 한가정을 꾸미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저의 어머님께서 무엇이 마음에 안 드셨는지 말도 잘 안하시고 계시는 것입니다. 아내는 결혼하기전 어머니가 좋으신 분으로 보였다는데, 무엇이든 잘 하려고 해도 마음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아내는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더욱더 잘 하려고 하는 것을 보고 남남이 만나서 살아 간다는 것이 이렇게 힘들 줄 몰랐습니다. 그런 중에 우리 애기가 세상에 태어났고 무럭무럭 잘 자랐습니다. 그 한해에는 너무나 많은 큰일을 했는데 우리 결혼식, 남동생 대학입학, 둘째 셋째 여동생 결혼 등 큰일을 4번이나 치렀습니다.
그 다음해 2월말쯤 내몸에 이상이 느껴지기 시작하였고 걸으면 자주 넘어지고 다리에 힘이 없어지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병원에 가서 과장님께 여쭈었더니 조금 나빠지다가 좋아질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갈수록 악화되어 병원의 약을 먹어도 낫지 않았습니다. 하루는 밤에 잠을 자는데 얼마나 엉덩이 부분이 아픈지 누워 있을 수도 없고 피곤하게 잠자는 아내를 깨울 수도 없고 혼자 앉아서 밤을 지냈습니다. 그런데도 병원에는 입원시켜 주지 않았습니다. 애기가 태어난지 6개월이 되었을때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려고 힘을 주니 엉덩이가 빠지듯이 아파 그냥 나오다가 넘어지면서 또 다시 마비가 오고 말았습니다. 병원에 갔더니 그제서야 입원을 시켜 주었습니다. 며칠 동안 특수촬영을 하고 나니 재발했다는 것입니다. 정말 큰 일이었습니다. 의료보험카드도 없고 수술비는 엄청나게 많이 들고 수술을 한다해도 얼마나 회복될지 낫는다고 해도 언제 또 다시 재발할지 정말로 눈앞이 캄캄하고 하늘이 무너질듯한 가슴. 눈앞에 아롱거리는 우리 아들 어떻게 해야하나. 아내는 아내대로 어떤 지프라기라도 잡을려고 점도 쳐보고 밤이 새도록 굿도 하고 뛰어다녔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무너질 수는 없다. 어떻게 하던 일어나야 한다. 7개월된 아기와 일년 남짓 살아온 아내를 위하여 어떻게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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