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2천년대 복음화를 위한 장기계획을 수립하고 그 효과 적인 실현방안으로 본당의 소공동체화에 주력해온 서울대교구가 룸코식 소공동체를 도입, 추진함으로써 소공동체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수차례에 걸친 교구차원의 교육을 가진 서울대교구가 조만간 각 본당 차원에서 시범 소공동체를 운영하기로 함으로써 본당 소공동체작업은 점차 구체화돼 나갈 전망이다.
서울대교구가 장기적인 계획하에 이같이 기존의 본당상에 대한 대변혁이라할 작업을 추진해나가는 가장 큰 이유는 본당의 평균 신자수가 7천명에 이르며 이는 공동체의 체험을 할 수 있는 단위를 엄청나게 초과한다는 사실로 보인다.
인근에 사는 소수의 가정이 모인 작은 공동체에서 함께 복음을 읽고 체험을 나누며 또 이를 바탕으로 하나의 큰 가정처럼 생활을 나누는 것은 초대교회에서부터 그리스도교 생활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교회를「하느님 백성」이라고 지칭한 제2차 바티깐공의회는 이 같은 소공동체의 구현을 강조했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 도시의 교회모습은 초대교회의 모습이나 제2차 바티깐공의회의 정신과는 분명 다르다.
성직자의 주도아래 사목회의나 평협같은 단체의 간부가 아닌 신자는 수동적인 신앙생활이 몸에 배였을 정도로 습관화되었다.
그뿐인가. 본당신자들은 구원에로 가는 길인 공동체적인 삶보다 개인적인 신앙생활에 길들어져 있다.
또 계율적 의식적 의무적인 생활을 하다 보니 신앙인 본래의 확신에 찬, 생동적인 모습을 지닌 이들도 크게 감소한 실정이다.
이같은 문제점들이 극복되기 위해선 소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새로 운 본당상이 구현되지 않으면 안된다.
그 성공의 요체는 성직자 중심에서 탈피해 신자들과 함께하는 공동체가 되는 것이다.
여기에는 신자들 스스로가 문제를 제기하고 자발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역량이 생겨나지 않으면 안된다.
성서 교리 교회생활에 있어 별로 아는 것이 없어서는 이같은 역량이 생겨날 리 없고 역량을 갖지 않은 이상 새로운 문제들이 불거질 가능성도 높다.
새로운 교회모습 구현이라는 벅찬 과제를 안고 있는 신자들은 무엇보다 교회의 주인의식을 갖고 공부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소공동체에 의한 본당을 추진하는 교구당국은 소공동체가 우리문화와 전통과 실정에 맞도록 프로그램 개발에도 꾸준한 노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어려운 과업을 추진해 나가고 있는 서울대교구에 격려와 찬사를 보낸다. 아울러 전국의 타교구들도 서울대교구가 안고 있는 문제와 과제들을 정도의 차이는 있다 하더라도 함께 안고 있으므로 함께 연구, 한국교회가 초대교회의 모습에로 돌아가도록 하는 작업을 서두르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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