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기뻐하며 다가오는 93년 새해를 맞이하게 되었다. 지난 1년간의 신앙생활을 돌이켜 보는 시간을 갖던 중 친구의 권유로 샤들르 달레신부의「한국천주교회사」를 읽게 되었다. 나에게는 참으로 소중한 기회였다.
서론부분에서 시작되는 조선이라는 나라의 전반에 걸친 상세한 설명은 너무도 놀라웠다. 그것을 읽으면 누구라도 그 당시 조선의 모습을 확연히 알 수 있는 귀한 자료라고 생각할 것이다. 아울러 선교사들의 조선에 대한 지극한 열정과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
1777년 천진암 주어사 강학회에서 권철선 이벽 정약전동 당대의 학자들이 천주학에 대한 연구를 시작으로 이 땅에 최초로 하느님 진리의 빛이 비춰지기 시작했다. 그들이 가진 하느님과 聖敎會에 대한 열정이 마침내 이승훈으로 하여금 1874년에 북경 남당성당에서 베드로라는 세례명으로 하느님의 자녀가 되게 했고 한국천주교회 2백년 역사의 첫발을 내딛게 하였던 것이다.
서서히 밀려오는 천주교의 물결에 당황하기 시작했던 그 당시 집권층은 궁여지책으로 백성들을 훈계하고 입교를 막고자 순교자들의 재판결과와 사형소식을 전국에 알리게 했는데 도리어 하느님은 그 반대의 결과를 우리에게 주셨다. 바로 그때까지 천주교를 몰랐던 일반백성이 천주교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복음이 그들에게 전파되었던 것이다. 과연 순교자들은「순교자들의 피는 신자들의 씨앗」이라는 진리를 증거하셨던 것이다.
특히 조선과 조선인들에 대한 다블뤼 주교를 비롯한 선교사들의 열정과 헌신적인 봉사의 삶을 보면서 큰 감동을 느끼게 되었다.
선조들의 후예답게 살지 못하는 지금의 신앙을 반성하며 새로운 각오와 자세로 주님의 뜻에 따라 살아가야겠다.
비록 그때처럼 피를 흘리는 순교자가 되지는 못한다 할지라도, 매일매일 주어지는 삶속에서 부딪치는 많은 유혹과 시련들을 용감히 이겨낼 때, 선조들의 신앙을 이어받아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부여된「또 다른 모습의 순교자적인 삶」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 모두 분발하여 생활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 하는 참신앙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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