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으로 오면서 나를 도와주셨던 모든 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은 내가 할 수 있는 기도뿐이라 생각하고 지금도 묵주 알이 새하얗게 빛나도록 로사리오기도를 봉헌하고 있다.
지금까지 내가 이만큼이니까 변화할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새로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지켜봐주시는 김영수 아브라함 대부님이 계셨기에 가능했다. 언제나 나보다 더 역경에 처해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감사하는 생활을 한다면 진정한 행복을 맛 볼 수 있을 거라고 가르쳐주시는 대부님의 사랑은 이제껏 내가 겪어보지 못한 것이다.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이곳에서도 사랑을 가르쳐주신 대부님께 나는 할 수 있는 능력만 있다면「노벨사랑상」과「노벨대부상」을 드리고 싶다.
사실 교도소 하면 누구나 선입견 때문에 찾아온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데 못난 나를 대자로 두신 탓으로 대부님은 얼마나 많은 희생을 하시는지 모른다.
이제 나는『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슬퍼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온유한 사람은 행복하다…』라는 예수님의 행복론과『서로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꼭 실천하는 대자가 되어 대부님의 사랑에 보답할 것이다.
내게는 아픔이고 슬픔이며 고통이요 외로움이자 짜릿함이 되어버린 사랑을 가르쳐주신 대부님의 사랑은 내 가슴 깊이 남아 그 사랑을 전파하는 원동력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군생활 8년과 감옥생활 10년 가까이 감기 한 번 걸려보지 않은 건강한 몸으로 지내왔는데 92년 12월 19일 나는 난방시설이 잘되어 있는 병실에 입원을 하게 되었다. 급성 B형 간염이었다.
그래도 나의 입에서는 버릇이 되어버린『하느님 감사합니다』란 기도가 흘러나왔다. 엄동설한에 따뜻한 온기가 감도는 병실에서 지낼 수 있다는 것은 기쁨이었고 병원에서 나를 돌봐주시는 분들도 죄인이 아닌 사람의 몸으로 얼마나 자상하게 봐주시던지 감사의 눈물이 한없이 솟구쳤다.
벌써 불혹을 넘겨버린 세월을 살아오면서도 남에게 베풀 줄 모르고 나만을 위한 삶만을 살아왔는데 이제 하느님의 사랑이 이런 것이구나 생각하니 더욱 눈물이 났다.
내가 육군교도소에서 안양교도소로 옮겨오면서 누가 종교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기독교라고 대답하면서도 이유엔 우물쭈물 말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언제 어디서나 감사하고 사랑 받는 하느님의 아들「예수쟁이」라고 말할 수 있고 하루에 한 번 정도는 남에게 기쁨을 주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해본다.
하느님께서『너 지금 무얼 하느냐』고 물으시면『네 지금 사랑하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하면 하느님께서는 노하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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