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친구 모임에 나가면 새삼스럽게 여자가 직업 가진 것에 대해 무척 선망하는 말을 하는 것을 많이 듣게 된다.
직업뿐만 아니라 무엇이든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싶은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사오십대가 되면 자녀교육도 어느 정도 끝내고 그간의 주부로서의 경험은 컴퓨터처럼 입력이 되어 필요시 가사일은 단시간 내 계획성 있게 처리 가능하므로 자연히 사고하는 시간이 많아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가족 구조의 변화와 이동도 있다. 결혼이나 여러 가지 이유로 독립되어 출가하는 자녀로 해서 몸과 마음은 빈 둥우리를 지키는 어미새와 같은 공허한 공간에서 자신을 지켜야 하는 시기다.
한편 우리는 교회 주위에서 여러 가지 봉사로 보람을 찾는 많은 사ㆍ오십대를 본다. 비단 봉사가 연령과 성별의 구별없이 교육과 사회 계층의 구별 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아름다운 일이지만 특히 사ㆍ오십대 연령집단을 많이 목격하게 된다.
몇 년 전 미국에서 60대의 간호대 은퇴교수와 함께 생활하는 기회가 있었다. 하루는 새벽 2시 넘어서 갑자기 내 방에 들어와 잠자는 나를 깨웠다. 이유는 지금 아동병원에서 한 어린 아이가 임종을 맞이하게 되었는데 부모를 위로하러 가야 하는데 함께 가자는 것이다. 이유는 아이의 엄마가 한국 사람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낮과 밤을 구별 않고 임종하는 환자를 돌볼 일이 있으면 언제나 성의껏 돌보아주는 호스피스 봉사자였다. 이 교수분을 보면서 봉사는 여유가 있을 때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생활 한 부분을 차지하는 일상생활 그 자체라는 것을 알았다. 시간 메꾸기가 아니고 죄의 보속으로만 무겁게 생각하는 것이 아닌 이웃과 더불어 사는 우리의 당연한 의무요 이것이 곧 사랑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했다. 우리나라도 곧 복지사회의 꽃이 만개할 날이 눈 앞에 온 것 같다. 그러나 사랑의 모습인 봉사가 생활화되지 않고서는 어려울 것 같다. 봉사는 사랑의 실천 행위요 사랑의 실천은 곧 예수님이 바라시는 바가 아닌가.
지금까지 수고해주신 이소우씨께 감사드립니다. 다음 호부터는 가톨릭대학교 교수 한상만 신부님께서 수고해 주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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