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정부의 결단은 작은 정부 그 자체가 최종 목표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국민의 소망대로 국민의 살림살이가 정직하고 깨끗하고 믿음직스럽게 해내는 그런 정부가 되어야만 할 것이다. 국민의 혈세를 축내지 않는 정부, 국민의 안녕을 책임지는 정부, 모든 사람의 인권이 존중 받으며 모든 불우한 이웃을 도우는 실천행위를 자선이라고 한다. 자선은 인간이 인간을 사랑하는 가장 확실한 징표이기에 그리스도교인들에게 있어서 자선행위는 신앙을 성숙시키는 요체이기도 하다.
대림 제3주일은 주교회의가 제정한 자선주일이다. 자선주일은 지난 84년 한국 천주교회 2백주년 기념행사를 마무리하면서 제정된 것이다. 2백 주년 돌잔치를 마치고 복음화 3세기를 맞은 한국 교회가 내적으로 성숙하기 위하여 할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해답으로 나온 것이다. 2백 살을 넘긴 한국 교회가 이제는 불우한 이웃을 생각하는 폭넓은 마음을 가져야 되겠다는 자아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국민들이 진정 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자랑스런 의식 속에 살 수 있는 그런 나라를 만들어가는 정부를 우리 국민들은 진정 바라고 있다.
도덕이 무엇인지, 청렴이 무엇인지, 가장 사람답게 사는 길이 무엇인지를 있는 그 자체로 보여주는 정부를 우리 국민들은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
주교회의는 자선주일을 제정하면서『대림 제3주일을 자선주일로 제정하고 그 모금액은 각 교구에서 결핵환자 정신질환자 등 불우한 자를 위해 사용하기로 하였다』고 그 배경을 밝히고 있다. 자선주일 제정 당시 구라주일(1월 마지막 주일)이 존속하고 있었기 때문에 결핵환자, 정신질환자 등이 명시적으로 언급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같이 자선주일의 탄생은 한국 천주교회 2백 주년이라는 역사적인 해를 의미 있게 마무리하는 방안으로 나온 것으로서 자선주일은 2백 주년 기념 이후 올바르게 잡아나가기 위한 방향타 구실을 한다고 볼 수 있다.
한국 교회는 91년부터 구라주일을 사회복지주일로 전환하면서 사회복지주일 헌금 전액을 해외원조기금으로 사용하기로 하였다. 명실공히 한국 천주교회의 해외원조기구가 발족한 것이다. 따라서 사회복지주일은 해외원조를 위한 특별주일이며 자선주일은 국내 불우 이웃을 체계적으로 돕기 위한 재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사순절 기간 중에 실시하는 사순절운동을 통한 헌금은 국내외 긴급 재해 기금으로 사용된다. 이 밖에도 서울 세계성체대회 후 창설된 서울대교구의 한마음한몸 운동본부가 90년부터 국내외 복지시설을 지원하면서 한국 교회의 자선활동은 사각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 외에도 금년에는 지난 9월부터 3개월간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와 교회 언론사가 공동으로 르완다 난민 돕기 공동 모금을 실시, 12억 원에 달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이 모금 결과는 한 마디로 한국 교회의 살아숨쉬는 모습을 보여준 쾌거가 아닐 수 없다.「부자가 가지고 있는 커다란 행복은 자선을 행할 수 있는 일」임을 자선주일을 맞아 다시 한 번 음미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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