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3일은 교황주일이다. 우리 교회가 교황주일을 제정한 것은 교황을 위해 특별히 기도하고 희생을 바치기 위해서이다.
우리가 매일 혹은 주일미사 때마다 교황을 위해 기도해오고 있는데 왜 특별한 기도가 더 필요한가 하고 의문을 제기할 사람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교황이 수행하고 있는 직무가 참으로 막중하고 방대하기 때문에 전 세계 신자들의 많고도 끊임없는 기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지하는 것처럼 교황의 공식 명칭만 8개나 된다. 그 중에서도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 대리자로서 전 세계 교회를 사목해야 하고, 첫 교황 사도 베드로의 제264대 후계자로서 가톨릭교회를 통치해야 하며, 또 바티칸시국의 국가 원수로서 한 나라를 다스려야 하는 신분이 곧 교황이다.
이처럼 교황직 자체가 갖고 있는 직무의 무게와 고유성은 신자들에게 연중 쉬지 않고, 특별히 교황주일을 별도로 정해 강조할 만큼 많은 기도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하겠다.
우리는 교황이 그리스도의 대리자로서 계획하고 가르치고 행하는 모든 일들이 한 점의 오류 없이 이루어지도록 기도해야 할 것이다. 또 교황의 주요 관심사인 항구한 세계 평화가 이 세상에 하루 속히 정착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교황의 뜻대로 모든 가정이 생명을 존중하고 사랑과 우애를 배우는 첫 번째의 학교이며 작은 교회로서의 모습을 되찾도록, 또 사람마다 무디어지고 빗나가고 허물어진 본래의 양심을 회복해 이 사회가 참으로 인간적이고 크리스찬적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할 것이다. 덧붙여 우리는 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하루 속히 건강을 되찾아 왕성한 사목활동을 다시 펼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교황주일에 희생을 바치는 것은 전 세계 교회를 사목하는 교황청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세계 인류를 대상으로 구빈활동을 전개하는 교황을 돕기 위해 특별헌금을 하는 것을 뜻한다. 여기에는 반드시 각자의 정성과 희생이 담겨야 할 것이다.
한 가지 반가운 일은 1970년 이래 지금까지 적자를 면치 못해온 교황청 재정이 93년 말로 흑자(한화 12억2천만 원)를 기록했고, 교황 헌금도 어느 정도 확보(한화 4억8천만 원)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교황청의 재정이 소폭이긴 하지만 흑자로 돌아서고, 교황 헌금이 소액이지만 마련되었다는 것은 교황의 사목 영역과 활동 범위를 더욱 넓혀드리는 것이 된다.
이러한 때에 교황을 위한 우리의 성실한 기도와 정성이 담긴 헌금은 교황의 사목 여정에 크나큰 힘과 용기를 북돋아드린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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