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 우리는 감히 올려다보지도 못할 나무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어렵고 힘든 고통의 길이었을 것이다. 삶에 대한 집착이 강한 인간이면서도, 주님을 위해 스스로 목숨을 버릴 수 있었던 용기, 종교를 포기할 수 있었을 텐데도 끝까지 주님을 증거한 그 용기, 난 그저 존경스러울 뿐이다.
하지만 해마다 순교자 성월이 되어도 난 그저 습관적으로 순교자를 위한 기도를 바쳤을 뿐, 그 외에 특별히 그분들을 위해 기도한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삼국시대 이후 아주 오랫동안 불교가 우리 생활 전반을 지배해오던 중, 조선이 건국되면서 유교가 중요시되었고 중국으로부터 여러 가지 학문을 받아들이면서 처음 소개된 천주교.
그 후 천주교를 수용하기 위해 무던히도 많은 애를 썼던 여러 학자들. 그리고 외국 선교사들. 그분들이 아니었다면 한국 천주교에 자랑스러운 순교자도 없었을 것이며 천주교가 이렇게 발전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오직「주님 뜻대로 하소서」하신 예수님처럼 주님 말씀만 따르며 신앙생활에 열심했던 순교자. 바로 그분들이 살아계신 예수님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혹독한 고문에도 신음 소리 한 번 내지 않으시고 참으셨으며 자신의 몸은 생각지 않고 다른 이들을 더 걱정하신 그 정신을 우리는 본받아야 할 것이다. 사형장에서 돌아가실 때도 다른 이에게 주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죽으신 그분들을 주님께서는 아주 기쁘게 받아들이셨을 것이다.
그분들의 이름도 유해도 알 수 없고 찾을 수도 없지만 그분들의 신앙심과 순교정신은 항상 살아있어 우리에게 깨달음을 줄 것이다.
그렇다면 나의 신앙은 어떠한가? 그런대로 성당 일에도 열심인 것 같고 항상 주님의 말씀을 따라 살려고 노력해보지만 난 주님 앞에서는 죄인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착하게 살도록 도와주시기를 기도드리지만 생활하다 보면 항상 이기적이었으며 주님 말씀을 실천하지 못해 내 자신이 너무 미울 때도 있었다.
내가 순교자들의 신앙을 조금이라도 본받을 수 있다면 다른 이에게 모범이 될 수 있는 진실한 그리스도인이 될 텐데…. 나의 신앙은 발전하지도 않고 나이를 더 먹을수록, 학년이 더 높아질수록, 생활이 바쁘다는 핑계로 주님께로부터 점점 멀어지는 것 같다.
모든 일은 나하기에 달렸음에도 난 노력하지 않는 것 같고 나 같은 아이가 어떻게 천주교 신자가 되었는지 한심할 따름이다.
이름도 모르는 수많은 순교자들이 계셨기에 우리 한국 천주교회는 세계적으로 인정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종교를 내가 믿고 따른다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른다. 앞으로도 순교자들의 영혼이 우리들을 이끌어주시고 지켜주는 한 한국 천주교회의 앞날은 밝고 영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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