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자 간호 실습을 하는 간호학생들은 남다른 스트레스와 좌절을 받는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몇 가지를 들면 학생 자신이 환자 간호에 대한 무력감ㆍ무능력 때문이다. 환자와의 대화에서 기적(?)을 일으킬 만한 화술도 없고 환자와의 관계에서 감동을 줄 만한 멋진 성격도 아니며 병실 또는 실외에서 환자와 함께하는 활동에서 변화를 줄 만한 오락적, 문학적, 회화적 기술도 없기 때문이다. 이런 학생에게 용기를 주고 실습을 재미 있고 흥미를 느끼게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곧 나의 직업상 의무이다. 이럴 때 내가 종종 사용하는 좋은 인용 구문이 있다. 이 말은 내가 교회로부터 받은 여러 형태의 교육에서 얻은 문장이다. 즉 그것은『이 세상에 쓸모 없는 인간은 하나도 없다』라는 것이다.
나는 이 말을 자주 좌절하는 학생이나 임상실습시 만나는 환자에게 들려준다. 정신간호의 중요 핵심은 바로「치료적으로 자기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치료적 자기 활용」은 나의 어떤 인간적 장점을 상대방에게 치료적 효과가 되도록 치료 도구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교회 내에서 자주 듣고 사용했던「모든 인간의 쓸모」와 맥이 통한다고 생각한다.
작금 우리를 슬프게 하고 노여워하게도 만든 청년의 비인간적 살인행위에 대한 감정적 앙금이 새삼 교육 현장에 있는 나로 하여금「나의 할 몫」을 반성해보는 계기를 주었다.
교육은 가정교육, 학교교육, 사회교육이라고하나 구체적 사회교육에는 나처럼 성당교육(?)으로 자라난 사람에게는 본인의 덕이 모자라도 늘 성당주변에서 듣고 힘을 얻은 명언(?)들 덕분에 남에게도 활용해 보는 혜택도 받게 된다. 그래서 용기를 잃던 간호 학생도 자신이 어떤 면에서라도 쓸모 있는 치료자 위치에 있다는 희망으로 정신과 환자와 유익한 실습을 마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패륜아로 낙인 찍힌 청년도 가정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어디서든「쓸모 있는 인간으로써의 몫」이 있음을 자각할 수 있는 용기와 격려가 주어졌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새삼스러운 요즘의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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