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연휴라고 처남이 아이들을 데리고 놀러 왔었다. 결혼식 때 보고서 처음 보는 처남은 아이를 둘씩이나 데리고 왔었는데 둘 다 인물도 훤하고 똘망똘망하여 무척 귀여웠다.
그 중 유치원엘 다닌다는 큰 녀석은 입만 열면 아빠 자랑을 늘어놓았는데 그 내용이 포복절도를 할 만한 것들이었다.『우리 아빠 차는 얼마나 좋은지 바퀴가 이따만 한 게 열 개나 달렸고, 우리 아빠는 회사에서도 대장이구요, 우리 아빠는 유치원 선생님보다 키도 훨씬 크구요, 우리 아빠는…』등등.
아빠는 그저 돈만 벌어주는 사람이고 아빠는 그저 자고 나면 회사가는 사람일 뿐으로 인식되는 가정이 늘어가는 사회에서 아빠에 대한 자부심이 그토록 큰 아이를 대한다는 것은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것 마냥 싱그럽기만 하였다.
매 맞는 아내들에 이어서 매 맞는 남편들이 늘어간다는 보도를 접할 때면「어허 세상이 어찌되려고 이러는가」하는 탄식이 저절로 나온다.
94년은 교회와 유엔이 정한 세계 가정의 해가 아닌가. 가장의 권위가 세워지고 엄마의 역할이 나뉘어지는 전형적인 행복한 가정을 이끌어가고 아빠에 대한 아이들의 자부심이 커져갈 때 정말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이 영위되는 것은 아닐까.
나는 오늘 가톨릭 가정만이라도 아내는 남편 사랑하기를 교회가 그리스도를 받들듯이 하고 남편 또한 아내 사랑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듯이 하라는 혼배성사 때의 그 말씀을 다시 한 번 상기하며 우리들의 성가정만이라도 건강하게 지키자는 얘기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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