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땅에서 전쟁이 일어날 것인가. 전쟁이 터지면 과연 어떤 결말로 끝날 것인가. 최근 북한 핵 사찰문제와 관련한 한국의 상황을 놓고 나오는 진단과 전망은 참으로 복잡다단하다. 이 같은 위기의식은 국내보다는 미국을 비롯한 외국의 경우 더욱 심각한 상황인 것 같다. 외국에 친척이나 친지 등을 둔 사람들이면 누구나 한 번쯤은 안부 형식의 염려 전화를 받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북한은 13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탈퇴한다는 성명을 발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의 위기의식은 더욱 그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 탈퇴 선언은 14일 현재 시각으로 IAEA 본부도 이 사실을 확인한 바 없으나 북한 측이 지금까지 벌여온 형태로 보아선 해결의 실마리는 더더욱 감지할 수 없는 미궁으로 빠져든 것은 틀림이 없는 것으로 보아야만 할 것이다.
국내외에서 터져나오는 가상전쟁 시나리오 역시 한국의 위기의식을 고취시키는 데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전쟁 불감증에 걸려 있다』고 온 매스컴이 걱정을 할 만큼 아직은 태평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이 모습은 두 가지 갈래로 분석이 가능하다.
그 첫째는 엄청난 재해와 아픔으로 남아있는 한국전쟁이 벌써 50여 년 세월 속에 묻히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른바 세월이 약이 됐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오랜 군부정치하에서 쓸데없이 시달려온 전쟁 위기 불감증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정권 유지 차원에서 걸핏하면 터트리곤 했던 전쟁에 대한 공포의식 조성에 대해 대다수 국민들이 무감각해질 만큼 습관화되어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실제 상황은 어느 면으로 분석해 보아도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지금까지 만들어지다시피 해온 위기의식이나 공포감 조성과는 전혀 다른 강도와 색깔로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물론 국민 모두가 한국 땅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어려운 국면에 처한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이를 위한 대비를 차분하고 조용하게 해나가야만 마땅한 노릇이다.
그 중에서도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국민 모두가 자기 자리를 지키며 맡은 바 자신의 일을 열심히、성실하게 해나가는 일일 것이다. 전쟁의 위험을 우습게 보거나 무시하라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지나치게 나태해온 삶의 태도를 반성하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아 보자는 것이다. 한국 땅의 위기는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얼마든지 상황이 변할 수가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만 할 것이다. 자기 나라는 결국 자기 국민의 손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도 안 될 것이다. 풀어진 나사를 조이듯 해이해진 몸과 마음을 닦고 조이고 기름치는 작업을 자신부터 실천을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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