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친구문제 등으로 자꾸만 밖으로 나돌던 저는 3학년이 되면서 조금 정신을 차릴 수 있었습니다. 고 3이 되니 대학 입시에 긴장감이 조여와 여태껏 풀어진 생활을 해온 저에겐 힘든 날들이었고 더군다나 고 1때 담임을 하셨던 선생님께서 다시 담임을 맡으셔서 저로선 더더욱 힘이 들었습니다.
그때 보좌 신부님으로 오신 김 신부님께서 저에게 정신적 지주가 되어 주셨습니다. 김 신부님께선 위로의 말씀을 많이 해주셨기에 저로선 마음을 털어놓기에 유일한 사람이었고 전 답답하고 힘이 들 때거나 기쁜 일 슬픈 일이 있을 땐 김 신부님께 편지를 썼으며 가끔은 시간을 내어 공부 외의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고 3 생활이 그리 힘들거나 지치지만은 않았고 그 흔한 고 3병 한 번 안 걸리고 보낼 수 있었습니다. 정말 저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있다는 그 자체는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전 정말 열심히 공부했고 노력했습니다. 여태껏 놀아온 것에 대해 후회스럽고 제 자신이 한심스러웠기에 남들보다 더 제 생활에 충실하려 노력했습니다.
전 김 신부님께 저의 생활의 한 부분도 숨김없이 말씀드렸고 김 신부님께선 제가 마음 편히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루 5분이라도 시간을 내주셨으므로 김 신부님께선 저에게 커다란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생활 속에 기초없이 고 3이 된 탓에 저의 성적은 형편없었고 열심히는 했지만 모의고사 성적이 별 차도가 없자 전문대로 방향을 바꾸었으며 거기에도 자신이 없어지자 공부만으로는 안 되겠다 싶어 흥미를 가지고 좋아하던 미술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시험을 위해 그려대는 그림에 전 흥미를 잃어갔고 그것마저 힘에 겹게 느껴졌습니다. 그런 저에게 김 신부님께선 자신감을 키워주셨고 많은 면을 깨우쳐 주셨으며 저를 위해 많은 기도를 해주셨습니다.
대입 날 김 신부님께선 다른 본당으로 가셨고 전 시험에 충실히 임했으나 시험 후 오는 허망함에 많이 울었고 또 불합격이라는 결과는 다시금 저를 깊은 구렁텅이에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전 아주 오랜 기간을 죄책감에 쌓여 지냈습니다. 모두 앞에 설 수가 없었고 절 위해 기도해준 많은 사람들 앞에 죄인 같은 심정이었습니다.
대학 간 친구들을 마주칠 땐 제 자신이 한심하고 비참하고 초라해 보여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김 신부님께선 그런 저에게 자신감을 안겨주셨고 전 김 신부님 덕택에 안정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김 신부님께선 항상『그 순간을 사랑하고 감사해라』고 말씀하셨고 이 세상엔 아직 감사할 것도 사랑할 것도 많다고 강조하시곤 하셨습니다.
아직까지도 바보 같고 철없는 저를 변함없이 지켜주고 계신 김 신부님께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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