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성회복실천추진협의회」가 조용히 펴온「사랑의 일기장」 운동이 최근 그 모습을 드러냈다. 끔찍한 부모 살해 사건을 비롯 존속 살해 사건들이 잇달아 사회 전체를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조용히 부상한 사랑의 일기장 운동은 암흑 속의 한 줄기 빛처럼 신선함을 던져주고 있다. 가톨릭 의대 김부성 교수를 회장으로 뜻 있는 이들이 마음을 보아 시작한 이 운동은 지난 4년 동안「작지만 큰 사랑의 운동」으로 그 자리를 넓혀가고 있는 것 같다.
사랑의 일기장 운동은 보도를 통해 알려진 대로 아이들에게 일기를 쓰게 하는 운동이다. 국민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이 일기장은 하루의 일과 가운데 특히 생활과 연결된 반성과 기록을 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웃어른께 인사하기, 양보하기, 질서 지키기, 절약하기, 착한 일 등에 대한 유무, 오늘의 반성과 내일의 할 일 등 단순한 내용을 스스로 판단, 기록하게 하고 있다.
또 일기장 앞부분에는 매달마다, 어른들의 고백과 하고 싶은 이야기 등을 담고 있어 자연스럽게 대화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유명 인사들의 고백을 바탕으로 한 이 이야기 난은『잘못과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잘못과 실수는 반드시 반성이 필요하고 또 되풀이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자연스런 교훈의 장으로 승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랑의 일기장에 참여한 어린이들의 생활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기의 생활에 대해 매일 스스로 반성하게 하면 결코 비뚤어질 염려가 없다는 이 운동 주창자의 진단이 그대로 적중을 하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4년 동안 이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어린이가 모두 20만 명에 이른다는 사실은 이 운동의 확산 가능성을 밝게 해주고 있는 것 같다.
이 결과는 또 우리 국민 모두가 매일처럼 자기 생활을 반성하고 살 수만 있다면 우리 사회는 보다 밝은 쪽으로 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예견해 주는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사랑의 일기장 운동이야말로 사건이 있을 때마다 떠들썩한 진단만 있고 변변한 처방이나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해온 우리 사회 전반으로 확산이 필요한 운동이 아닌가 싶다.
모처럼 우리 사회에 신선함을 안겨준 이 운동은 반드시 이 땅의 모든 어린이들에게 퍼져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자기의 잘못이 무엇인지 아는 어린이가 있는 사회, 그리고 반성을 할 줄 아는 어린이가 있는 사회, 그 미래는 결코 어두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사랑의 일기장은 어린이들만이 아니라 우리 모든 어른들이 함께 쓰는 것이 보다 바람직할 것 같다. 예절 바른 어린이, 진실을 말할 줄 아는 어린이, 정직한 어린이가 많아지기 위해선 그런 어린이가 살 수 있는 예절 바른 사회, 진실한 사회, 정직한 사회가 그들 앞에 놓여 있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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