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쉰이 넘은 늙은이(?)가 또 복사를 하게되니 창피하기는 커녕 감개무량하고 자랑스럽고 또 기쁘기 한이 없었으나 한편으로는 우리 아들들에게 복사하는 법을 가르쳐주지 못한 것이 죄스러웠다. 복사로서 거룩한 미사성제에 참여하는 것도 역시 보잘것 없는 역할이나마 주님께서 저를 비된다. 상시의 스페어 복사로로 부르신것이 아닌가 생각.
이제 우리들은 NASA안에 있는 미국성당을 빌려 쓰고 있는데 아주 좋은 전자 올갠이 있다. 우리딸 미경이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풍금을 칠 수 없으니 사비나가 대학에 가 있는 동안은 또 할수없이 풍금치는 일도 나의 임무가될 수 밖에 없다.
풍금앞에 앉고보니 또 옛날 생각에 잠기게 된다. 옛날 덕원 신학교에서 독일인인 그레고리오 신부님에게 처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한반 친구인 영 로렌조와 같이 배웠는데 그가 어떻게나 피아노를 잘 치는지 도저히 따라 갈 수가 없었다. 궁리끝에 그레고리오 신부님에게 나는 풍금을 배우겠다고 해서 겨우 창피를 면하고 풍금을 배우게 됐다. 그때 그렇게 배운 풍금이 오늘날 이곳에서 쓰이게 될지 그누가 짐작이나 하수 있었으랴! 이것도 역시 주님께서 미리 알고 공소의 일을 위해 나를 오르가니스트로 부르신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비록 미천한 역할이나 이 멀고 먼 공소、작고 작은 공소의 교리교사、풍금치는 사람 및 비상시의 복사 등으로서의 소명을 주신 주님께 항상 감사하고 있다. 이곳에서 교리공부를 시작하고 나서 처음으로 영세한 이들은 미국금성사의 서평원 사장(암브로시오)ㆍ부인 김금애(끌라라)씨와 세 자녀, 에디 죤슨씨 그리고 나중에 한 금성사의 경리과장 김태성(알베드또)씨와 두 자녀들이다. 그러나 내가 이외딴곳 멀리 떨어진 공소에서 교포신자들을 위하여 미사까지도 드릴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면 사람의 육신만을 고치는 의사가 아니라 영혼까지도 고칠수 있는 진짜 의사가 될수 있지않겠는가! 남들은 더러 날보고 조금은 성공한 사람이라고도 한다. 하기야 괴뢰군 탈출병으로부터 시작해서 그 힘든 의사도 되었고 석사ㆍ박사학위도 받았고 또 유명한 미국 우주항공국의 과장자리라도 하나 얻었으니 어느정도 수긍되기도 한다.
그러나 내가 만일 다시한번 태어 날수만 있다면 천주님께 간청하여 청천강 하류의 고도인 신미도에도 좋으니 주님의 사제로 불러 주시기를 간절히 간절히 빌고 싶다.
『아버지、아버지와 내가 하나인 것처럼 이사람들도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요한17、11)라며 모든 신자들이 하나가 되기를 바라시는 주님、당신을 구세주로 고백하는 우리「한츠 빌」교포신자들 및 모든 신자들을 보다 굳게 뭉치게 하여주십시오.
인류를 사랑안에 하나로 모으기 위하여 십자가위에서 돌아가신 주님、모든 장애를 극복하여 일치를 이루도록 우리의 작은 희생까지도 주님의 희생과 합쳐 성부께 바쳐주십시오.
우리 서로간에 언제나 자상한 마음이 깃들게 해주시고 협력을 위해서는 자신까지도 죽일수 있는 용기와 힘을 저희에게 내려 주십시오. 아멘-.』
◆이병갑씨 주소
TAURIN P. LEE, M, D, Ph, D
MASA MAEDICAL CENTER, ASOIM
MARSHALL SPACE FLIGHT CENTER,
HUNTSVILLE, AL 35812, USA
Tel: 205-453-2390 (직장)
205-883-5752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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