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주간은 국내정국이 다소 불안한 와중에서도 온국민의 환호와 기쁨이 충천했던 것 같다. 조국분단 40년만에 남ㆍ북으로 갈라져 생사(生死)를 모르고 지내온 이산가족들이 광복절을 전후해 상봉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낭보가 전해졌기 때문이다.
남ㆍ북적십자회담이 결렬된지 12년만에 지난 5월 28일부터 29일까지 서울서 열린 제8차 남ㆍ북적십자 본회담은 8ㆍ15를 전후해 고향방문단과 예술공연단을 교환방문케 한다는데 합의하고 그 규모나 일정 등은 7월 15일 실무회담에서 매듭짓기로 한 것이다.참으로 쾌보중의 쾌보이고 가히 역사적이며 획기적인 사건이라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벌써부터 시향민들은 고향을 찾을 부푼 꿈에 사로잡혀있고、북한에 두고온 그리운 산하와 부모형제ㆍ친척들을 만나 주고받을 얘기를 생각하며 밤잠을 제대로 못 이룬다고 한다.
제발 이번에는 그 꿈이 꿈으로 끝나지 않고、실현되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 북한측이 이번만은 정치목적으로 이용하지 않고 꼭 합의가 성사될 것을 두손모아 기원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지난해 TV와 보도매체들을 통해 이산가족들의 피맺힌 절규와 한을 눈시울을 적시며 목격했다.
사랑하는 남편과 아내、부모와 형제、자식을 지척에 두고도 생사를 알지도 못하고 만날 수도 없는 그들의 울부짖음을 보고 또 들었다. 그들의 상봉이 얼마나 절실하고 시급한 것인지를 실감했다. 체제나 이데올로이기 이전에 혈육의 끈이 그 얼마나 질기고 강한것인가를 똑똑히 보았다.
그러나 우리는 한쪽만을 보았다. 장막속에 가려진 북한의 이산 가족들은 보지 못했다.그러나 그들이라고해서 우리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혈통이 다르고 언어가 다르고 민족이 다르다면 모르되 한 핏줄ㆍ같은 언어ㆍ한민족아닌가? 바로 서로가 부모ㆍ형제ㆍ친척들의 사이가 아닌가. 그런 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철조망 하나를 가운데 두고 40년간을 헤어져 살아온 그 아픔과 뼈저림은 직접 당해보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다.
바로 이런 이산가족들을 상봉시켜줄 길을 터준 남북적십자 본회담의 합의는 온 국민에게 흥분과 감동을 불러일으키고도 남음이 있다.
이제 남은 것은 그 합의를 쌍방이 과연 어떻게 실혐시키는가하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적십자회담에 임하는 쌍방당국의 진솔한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전체 국민의후원과 뒷받침이 있어야 할 줄안다.
특히나 하느님의 은총과 그분의 능력을 믿는 교회의 노력은 뭣보다 긴요하고 시급하다고 본다. 우리 민족사에 획기적인 전기를 맞게 될지도 모르는 중차대한 과업을 목전에 두고 그 성공을 위해 전체 교회의 기도운동을 강력히 제안하는 바이다.
마침 6월은 침묵의 교회를 위해 기도하는 달이다. 기도의 힘은 불가능을 가능케한다는 확신을 가져야 하겠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