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같이 성한몸이 못되고 외팔이라는 놀림을 받으며 노곡공소 부근에 거주하던 김천길씨. 그는 외로운 몸이었다. 60이 되기전에 아내를 잃고 슬하엔 출가한 맏딸과 스물네살난 아들, 막내로 열일곱살인 딸이있다. 막내딸은 여고에 진학을 못하고 모회사 야간학교에서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고등교육 공부를 한다고 한다.
이렇게 모두가 뿔뿔이 흩어져 저마다의 처신을 하는 모양이니 그 누가 밥을 지어주랴. 외팔이 홀아비는 손수밥을 끓여먹여가며 유일한 직업이라곤 뱀잡는 일이니 아침을 먹고나면 들로 산으로 사냥을 가는 것이니 무엇에 낙을 붙이랴. 그러는 중 지난 연말 백설이 분분하고 몹시도 추운날 해소천식으로 약 20일 앓다가 69세를 일기고 임종한 것이다.
뱀잡는 사람은 직천당이라더니 마침 팔순이 된 원베드로 회장과 두분 수녀님의 주선으로 신부님을 모셔 임종 2, 3일전 본인의 요청에 따라 대세를 주셨다.
그는 「바오로」라는 본명을 얻고 진정 천당으로 평안히 가시었다.
이 세상에서 가련하고 불쌍했던 김천일씨.
오 주여 그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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