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춘천교구장 박토마 주교의 교구장직 사임 의사를 받아들여 지난 5월 21일자로 이를 수락하였다. 이로써 춘천교구는 새 교구장 탄생 때까지 당분간 교구장 직무대행 체제로 교구사목 행정을 이끌게 되었다.
우선 1966년부터 28년간 춘천교구를 이끌어온 박토마 주교의 노고에 감사드리면서 춘천교구가 하루 속히 새 교구장 주교를 맞아들여 활기찬 교구의 모습을 되찾게 되기를 기대한다.
춘천교구는 현재 교세는 미약한 상태이지만 서울관구 내에서 서울대교구에 이어 가장 오랜 역사(1939년 4월 25일 설정)를 가진 교구이다. 1965년 원주교구 설정 이전까지는 강원도 전역을 관할하여온 강원도지역 복음화의 근간이었다.
춘천교는 교구 설정 당시부터 성골롬반외방선교회에서 사목을 담당하여왔는데 이번에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소속인 박토마 주교가 교구장직을 사임함에 따라 춘천교구가 성골롬반외방선교회로부터 완전히 자립하게 되는 역사적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사임사유는 다르지만 파리외방전교회 소속의 초대 안동교구장 두봉 주교의 교구장작 사임에 이어 이번에 박토마 주교가 교구장직을 사임함에 따라 메리놀외방전교회 소속의 인천교구장 나길모 주교가 유일한 외국인 교구장으로 남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조선교구 설정(1831년) 당시부터 외국인 선교사에 의해 사목되어온 한국 교회가 빠른 속도로 사목권을 외국인 선교사로부터 넘겨받아 자립의 기틀을 확고하게 다져왔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교구장 공석 기간은 짧을수록 좋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이번 춘천교구장 사임은 갑작스런 유고가 아니라 수 년간 지속되어온 지병의 악화로 인해 임무 수행이 어렵다는 본인의 요청에 의한 것인 만큼 사임 수락과 함께 후임자 임명도 충분히 가능하였을 것으로 예견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그 실현 가능성 여부를 떠나서 차제에 춘천교구와 원주교구의 통합 및 경계 재조정 문제가 주교회의에서 심도 있게 다루어졌으면 한다. 1965년 원주교구가 춘천교구에서 분리 설정될 당시 여건과 현재 상황은 판이하기 때문에 효율적인 교구사목 행정을 위한 획기적인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