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뵌 신부님 모습과 매우 흡사한 모습.
그것은 제게 정말 커다란 기쁨이었으나 전 그 옛날보다 많이 컸는데도 불구하고 저에게 성체를 주시지 않음에 속상했고 별로 재미를 못 붙였으나 오로시나 수녀님의 특별 사랑(?)으고 전 그 분위기에 적응되어갔으며 첫 영성체를 위해 교리를 받았으나 엄마는 냉담자이고 아빠는 비신자라는 이유로 첫 영성체를 할 수 없어 첫 영성체 하는 날 친구들을 보며 엉엉 울 정도로 그건 저에게 거다란 상처였습니다.
전 5학년이 되어 다시금 첫 영성체 교리를 받았고 전에 첫 영성체를 하지 못했던 일로 인해 엄마는 오랫동안의 냉담을 푸시고 새 삶을 시작하셨고 유난히 부끄럼이 많던 언니는 중 1임에도 불구하고 신부님과 수녀님의 특별 배려로 5학년인 저와 교리를 함께 받고 붉은 벽돌로 예쁘게 지어진 새 성전에서 첫 영성체를 할 수 있었습니다.
신부님께선 유난히 절 예배해 주셨고 저도 신부님을 무척 따르고 좋아했습니다. 신부님께선 곧잘『우리 소피아는 이 담에 꼭 수녀님이 될 거야 그치?』하고 물으셨으나 전 항시 싫다고 대답했고 이유를 물으시는 신부님께『전 신부님이 될 건데 왜 자꾸 수녀님이 되래요?』하고 되물었지만 제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신부님께선 크게 웃으셨고 여자는 신부님이 될 수 없다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해주셨고 전 그때 처음으로 꿈이 무너지는 느낌을 맛 보아야 했습니다.
화가 나긴 했지만 그게 사실이라면 신부님 말씀대로 수녀님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해 겨울 성탄 예술제를 위해 뮤지컬에 참여하여 한 달 가량을 정말 열심히 연습을 했습니다. 그러나 발표회 날 오후 총연습을 마치고 집으로 가려는 중 돌멩이가 잔뜩 깔린 층계에서 누군가의 발에 걸려 꼬꾸라져 이미가 깨졌습니다.
피를 보는 순간 아픔보다는 겁에 질려 크게 울지도 못하고 있는데 신부님 수녀님 선생님들이 놀라서 뛰어오셨으며 신부님께선 손수 차를 모시고 저를 병원으로 데려가셨습니다. 연락을 받고 뛰어오신 엄마에게 놀라지 말라고 안정시킨 후 보면 맘 아프니까 밖에서 기다리라고 하시곤 응급실 침대 옆에 앉으셔서 저의 손을 꼭 잡으시고『소피아야. 성모님께서 우리 소피아를 꼭 지켜보고 계실 거야. 소피아 안 아프게 잡아주실 거다. 안 울 거지?』하셨고 전 어린 맘에도 제가 울면 신부님이랑 엄마 마음이 더 아플 거란 생각에 울음을 참았고 아프다는 말 한 마디 없이 일곱 바늘을 꿰맬 수 있었습니다.
옆에서 저의 손을 꼭 잡고 계신 신부님의 모습이 너무나 든든해 보였기 때문인지 정말 성모님께서 절 지켜보고 계셨는지…아마도 둘 다였을 겁니다. 전 그날 다친 것보다도 뮤지컬에 참여 못한다는 억울함 때문에 집으로 가라 하시던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거역하고 엄마와 신부님을 졸라 성당으로 가 비록 좌석에서나마 구경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 후 전 정말 많은 사고를 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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