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주교단은 노동에 대한 교회의 입장과 가르침을 명백히하고 그 사목적 배려를 위한 실천사항까지 제시할 노동사목교서를 발표하게 될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산업근로자 농민 어민이 이나라 그리스도인중에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고 걱정하면서 이는 이땅에 하나의『중대한 숙제』라고 한 교황성하의 지적도 있었지만 이땅에 사는 사람으로서 노동문제 농어민의 문제를 이제 아무도 더이상 외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주교단이 만장일치로 채택
이번 교서는 1971년「오늘의 부조리를 극복하자」는 주교단의 공동사목교서가 발표된 후 그것도 처음으로 만장일치로 채택된 주교단의 공동사목교서인 바「이땅에 빛을」비추고자하는 교회 사명의 구체적인 실천으로 교회의 모습을 부각시키는 이정표가 되리라 생각한다.
교회는 레오 13세의「노동헌장」으로부터 요한 바오로 2세의「노동하는 인간」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노동의 가치에 대한 교회의 입장과 가르침을 계속하여 왔고 한국교회 역시 가톨릭노동청년회 장년회 가톨릭농민회의 활동과 교황의 회칙 번역과「노동과 인간화」발행으로 이들에 대하여 소홀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번의 교서는 노동에 대한 교회의 기본입장의 천명뿐만 아니라 이점에 대하여 이 시대 우리사회의 제반문제들을 하나하나 지적하고 또 주(註) 를 통하여 적확한 자료를 제시함으로써 대단히 무게있는 가르침이되고 있음도 높게 평가되어야 할것이다.
한편 생각해보면、수십만을 헤아리는 월10만원 미만 월급의 근로자가 그 수를 더해가고 있고 노동시간은 점점 길어져가기만하고 있으며 산업재해도 늘어만가고 있다. 그리고 설상가상으로 이들문제에 있어서 올바른 개선을 위한 대부분의 노력은 현행 노동관계법으로 인하여 가로막혀 있다.
농어민들에 있어서는 생산비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농산물 가격과 무차별한 농산물 수입이 이제는 더이상 버틸 수 없을 정도로 농촌을 피폐화했고 농가 부채는 탕감밖에 다른 방법이 없지않나 싶을만큼 심각해졌다.
◆그리스도인의 협력을 촉구
유세장에서 뿐만아니라 이제는 의정단상에서 그것도 여야를 막론하고 이들 문제를 더 이상 숨길래야 숨길 재주가 없는 현실이 되었으니 이번 사목교서는 늦은 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주교단의 교서는 신자공동체뿐만이 아니라 보다 나은 사회건설을 위하는 선의의 모든 사람들이 앞으로 해나가야할 문제점들의 해결방안을 찾는데 확고한 원칙과 자료를 제공받는데 크게 기여될 것으로 자부하고 싶다.
그리고 이번 사목교서에 대하여 필자로서 크게 기쁘게 생각하며 특기하고 싶은 것은 다음의 두가지 관점이다. (지금까지의 교서나 성명서 또는 메시지에서는 그렇게까지 적극성을 띠지 않았었다)
첫째、모든 그리스도인 즉 모든 사목자、수도자、신자들에게 근로자와 농어민들에게 관심을 가질뿐만아니라 그들의 노고가 신성하다는 것을 인정함으로써 그들의 권리도 인정해주고 충분한 휴식과 휴가도 보장해주라고 가르치고 있다. 사목자들과 수도자 신자들은 근로자 농어민들이 그들의 문제를 스스로 개선해 나갈수 있도록 노조나 농협과 수협 등에서의 활동과 단체교섭권을 보장받는데、몸소 그들과 협력함으로써 증거자가 되기를 촉구하고있다.
둘째、근로자와 농어민들이 하나의 독립된 계층임을 인정하여 전례시간이나 교리교육이나 신앙교육도 그들 실정에 맞는 시간과 방법들을 배려하고 주일 학교교육을 비롯하여 모든 심심단체와 사도직 단체에도 노동의 가치와 조합활동에 대하여 알리고 진지하게 토론하면서 그들이 이에 대해 잘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므로 사목자들이 이제 의무감을 가지고 가톨릭 노동청년회나 장년회、가톨릭농민회를 더 적극적으로 도우게하고 있으며 나아가 우리 모두의 공동유익을 위하여 그리스도인과 선의의 기업주와 경영자들이 이에 앞장설 것을 요청하며 격려하고 있다.
◆교리서등에 교서 정신 반영해야
이제 교회가「이땅에 빛을」참으로 갈구한다면 교회는 앞으로 개정될 기도서나 교리서 또 주일학교 교재등 모든 분야에 있어서 이번 공동교서의 정신이 드러나게 하기 위한 진지하고도 깊은 후속조치를 취해야할 것이고 「증거의 해」를 살아가는 그 지체들은 교서의 가르침을 받아들이고 이를 사회에 펴나가면서 증거자의 삶을 살아가야 할 경제적 또는 문화적 상황에 있어서 다양한 의견과 입장이 있을 수있지만 서로 관용과 사랑으로 대화하면서 실천가능성이 비교적 용이한것부터 협력해나간다면 세상이 달라질 수도있는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방주의 창을 집필해주신 안병영 교수 김진소 신부 김정희 교수 오격환 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
이번호부터는 두봉 주교ㆍ한용희 교수 (숙대 정치외교학과정) 박홍 신부 (예수회ㆍ서강대 사목실장) 황기석 박사 (경대의대 교수) 순으로 집필해주시겠습니다.
두봉
<주교, 레나도>
◇1929년9월2일 佛「오를레앙」출생
◇50년 빠리외방전교회 입회
◇53년 사제서품
◇54년 로마 그레고리안 대학서신학석사
◇69년7월25일 안동교구 장착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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