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번씩 나의 친정(?)집을 들리게 되면 귀여운 조카들이『와~아멘 아제 왔다』하며 반겨준다. 언제부터 이 독특한 호칭이 붙여졌는지 잘 모르지만 조카들에게는 내가「아멘 아제」로 통하는 것이었다.
아멘 아제、그것은 곧 아멘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칭호일 것같다.
그래서 나는 평생을「아멘」하면서 살아야할 운명에 조카들로부터 불려졌는지도 모른다.
그것도 나의 경우에는 하느님을 믿는 것은 물론이고『당신들은 온세상을 두루 다니며 모든 사람에게 이 기쁜소식을 선포하시오』(마르꼬16、15)라는 주님의 소명에 아멘(그렇게 되옵소서)하는 사람으로 말이다.
나의 이 아멘에 대한 소명은 먼 옛날 국민학교 4학년때 엄마의 손에 이끌려 처음으로 예수님을 만났던 그때부터 였던것으로 기억된다. 그때의 본당신부님은 이탈리아신부였는데 수염이 너무나 하얗게 많이 나있어서 나는 그분이 바로 예수님인줄로 알고 꽤나 많이 쫓아다녔다.
어린 마음에 가짜 예수님(신부님)을 좋아하다 보니 진짜 예수님께 매료되게 되었고 급기야는 중학교 3학년때 수녀님의 꼬임(?)에 마저 빠져 그만 전생의 팔짜에도 예언된 적이 없는 진짜 아멘의 길(소신학교)로 들어서고 말았던 것이다. 이 얄궂은 운명의 세월은 흘러 12개의 성상을 지나면서 내청춘은 예수님 안에 미래의꿈을 심게 되었고、어느날 갑자기 고뇌와 갈등 속에 엎드려 울어버린 하얀 눈물의 몸부림 위에 진리와 평화、자유의 조약돌을 쥐어주며 주어진 모든 것에 감사케하던 날 이제는 나에게 그리스도가 생의 전부로 되어버리게 되었다.
수많은 눈망울의 초롱속에 떨리는 두 손을 부여잡고 성스러운 그분의 몸을 만지던 첫 순간、앞으로는 네가 사는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네안에서 살고 내가 그리스도안에서 산다.(갈2、20)는 운명으로 귀착되고 말았다. 본당에 부임하고 교구청에 근무하면서 항상 나에게 주어진 나는 누구인가? 누구를 위해서 있는가? 무엇을 위해서 있는가? 라는 반문에 그 해답을 내리기 위해 꽤나 분주히 뛰었던 세월도 어느덧 8년、지금도 이 아멘의 삶을 갈구하며 내일을 바라보고 있다. 언젠가 먼 훗날、누군가가 나에게 아멘하는 사람은 과연 어떠한 삶을 위해 살아왔는냐고 묻는다면『나는 예수를 믿는사람、예수를 희망하는 사람、예수를 사랑하는 사람이었노라. 나는 창조때부터「하느님 모습대로(창1、27)」시작하여「모두가 주님안에 하나가 되는(요한17、21)」영원을 갈망하기에 언제나 주위를 돌아보며「아멘하는 사람」의 모습을 찾고 그 삶을 아로새기려고 했노라. 나는 한알의 밀알이 사람들 마음안에 씨앗이 되어 싹이 돋고 무성한 꽃이 필때까지 그분의 숨결을 고이 간직한채 두손 모으며 아! 사제가 지녀야 할 삶을 끝없이 챙겼노라』하고 자신있게 대답할수 있도록 오늘도 나의 조카들은 이 아멘 아제를 위하여 힘찬 박수를 치리라.
× × ×
■지난호까지 수고해주신 금촌본당 홍인식 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 이번호부터는 부산교구 교육국장 조옥진 신부께서 집필해주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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