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주교회의는 20년전부터 6ㆍ25동란이 일어난 날을 침묵의 교회를 위한 기도의 날로 제정해서 북한의 교회와 신도들을 위한 기도를 특별히 당부했다. 침묵의 교회란 외부의 탄압으로인해 복음선포와 신앙실천의 자유가 제한된 지역을 뜻하며 북한의 교회가 바로 이러한 상황에 놓여있으므로 북한의 교회를 위한 기도를 강조한 것이었다.
이 기도는 고통중에 있는 북한의 교회와 정신적 유대를 같이하고자 하는 결의의 표현이었다. 그리고 이는 사랑과 일치의 성령을 보내신 하느님 안에서 우리 민족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판단에서 출발한 것이었으며 땅끝까지 복음을 전해야하는 교회의 본질을 구현하려는 사명감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러므로 이 침묵의 교회를 위한 기도는 교회 본연의 사명에 충실하고、그리스도안에서 새로운 일치를 추구하고자 하는 한국교회의 생동하는 모습을 나타낸 것이었다.
그런데、지난 20년간 침묵의 교회를 위한 우리교회의 자세를 반성해 볼 때 기도의 날을 제정했던 숭고한 목적은 점차 퇴색되었고、그 기도의 날은 일종의 연례행사로 변해갔던 느낌이 없지 아니했다. 그러나 최근에 이르러 침묵의 교회를 위한 선교의 노력이 다시 구체화되어 주교회의 산하기구로 북한선교부가 설치되었으며、이를 돕기위한 후원회의 활동도 시작되었다. 바로 이 시점에서 우리는 침묵하는 교회를 위하여 우리가 취해할 몇 가지의 일들을 확인해 보아야할 것이다.
즉、침묵의 교회를 위한 기도와 선교의 노력은 한국교회에 맡겨진 지상과제이다.
이는 일부 성직자나 북한출신의 신도들에게만 주어진 책임이 아니며、한국교회의 모든 구성원이 동참해야 하는 숭고한 사명인 것이다. 북한 침묵의 교회를 위한 선교의 노력은 오늘의 교회가 실천해야 할 선교의 사명과 직결된다. 그 선교의 노력은 우리의 신앙을 확인하는 것이면 우리교회의 생명력을 증진시키는 것이므로 한국교회는 이를 위해 그침없는 관심과 배려를 드러내야 한다.
그리고 우리 교회는 공산주의를 극복하고자 하는 자세와 함께、메카니즘적 논리도 극복하려는 태도를 확고히 갖추어야 한다. 북한동포에 대한 증오나 적대감을 뛰어넘어 사랑 그 자체이신 그리스도안에서 민족의 일치를 추진해 나가야한다.
또한、우리는 침묵의 교회를 위한 중단없는 기도와 병행하여、순수한 신앙인의 입장에서 그 선교를 위한 구체적이요 실천적인 방안들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하면 침묵의 교회를 위한 우리의 노력은 교회의 선교적 사명을 구현하는데 뿐만 아니라 민족의 참다운 화해와 재일치를 위해서도 도움을 주게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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