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님,
이 20세기의 어둠이 깔린 밤에
간절히 불러보고 싶은 어머니.
대자연의 봄은
그 몸치장이 요란하오나
우리의 발걸음은 한층 어둡고,
가슴은 더 아려집니다.
지구촌 어디선가는
이데올로기와 무모한 욕망 아래
전화는 꺼질 줄 모르고,
도처에서 요란히 무너지는
윤리의 바퀴소리는
불안한 내일을 비추는 것 같습니다.
성모님,
이런 온갖 어려움이 쌓이는 때일수록
우리는 더욱 어머니를
애절히 부르고 있습니다.
이 참담한 죄악들이
나날이 높아만지는 저기 저만치에서
당신은 진한 눈물과 아픈 가슴으로
내려다보기만 하시나이까?
라일락 향기와 수많은 기원의 촛불이 찬연한
오늘 밤 당신의 제대 앞에서
부르짖는 자녀들의 기도를 열랍하시고,
당신의 자비로운 태양이
이 세기의 어둠을 화알짝 사루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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