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각종 신앙교육이 연중 가장 풍성한 계절이다. 각 본당별로 이루어지는 산간학교와 - 개신교의 여름성경학교와 대비하여 - 여름학교、대학생과 청년회의 수련대회、성서연수회 꾸르실료 등 신심운동 단체들의 집중교육이 가장 활발하게 전개되는 것이다. 차제에 본지는 여름산간학교에 국한하여 전제되어야 할 몇가지 문제를 생각해보고자한다.
대구의 몇몇 젊은 사목자들에 의해 학생사목의 일환으로 도입된 여름산간학교(또는 임간학교)가 금년으로 17년의 연륜을 쌓게되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산간학교는 본당 사목자들이 해마다 여름이면 한번씩 홍역을 치루는 - 개신교까지 합하여 - 전체 한국교회의 현실이 되었고、「산간학교 오늘의 문제」 또한 오늘 우리들의 공동과제가 되었다고 할 것이다. 틀림없이 산간학교는 지나온 세월 만큼 청소년 신앙교육에 중요한 몫을 감당해온 것이 사실이다.
이름그대로 산간학교는 가정과 본당을 떠나 신앙과 생활 전체를 그대로 자연공간에 설정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첫출발부터 운영상 수다한 문제를안고 시작하게 된다. 우선 종래의 산간학교가 안고있는 문제들을 개괄적으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① 놀이인지 피정인지 캠핑인지 모호한 산간학교 정체성(Identity)의 문제
② 참가학생들의 주변환경(가정ㆍ학교ㆍ친구 등)의 다양성과 그 반영으로 나타나는 문제
③ 교육과정(초ㆍ중ㆍ고)별 격차에서 파생되는 문제
④ 교육과정 계획 수립상 나타나는 문제
⑤ 현장지도자 양성상 제기되는 문제
⑥ 장소선정의 문제
⑦ 교육프로그램의 효율적인 전개와 운영의 문제
⑧ 안전사고문제
⑨ 기본장비 및 시설문제
⑩ 주일학교 내지 산간학교운영에 대한 각 본당간의 질적수준에 따른 심한 불균형 문제
⑪ 타성적이고 연례적인 산간학교 운영 문제
⑫ 산간학교 후유증 문제
⑬ 막대한 재정부담에 비해 성과를 측정하기 어려운 문제
⑭ 사전훈련 및 교육의 부족으로 신앙생활 수련보다는 때로 윤리적인 탈선의 계기가 되는 문제
⑮ 단절된 프로그램 운영으로 참가 학생들의 기대와 갈망을 채울 수 없어 오히려 학생들로부터 외면당하는 문제
⑯ 학부모들의 자녀에대한 지나친 노파심과 불신의 문제
⑰ 산간학교 현장에서 파생될 수 있는 인근주민들과의 마찰로인한 이미지 실추 문제 등을 말할수 있을 것이다.
사실 산간학교는 학생들의 신앙생활 정도에 적합한 지도원리로 주제를 정하고 지도교사들의 기도와 희생과 봉사를 밑거름으로 학생들의 머리(이성)와 마음(감정)과 의지(행동)에 호소하고 학생들로 하여금 형제애의 공동생활을 함께 나누게함으로써 주제의 이념과 목표를 달성시켜 나가게 한다. 산간학교란 한마디로 학생들로 하여금 바른 신심생활을 도모케 하는 것이며 나아가 생기있는 크리스찬 운동을 전개하는 수련장인 것이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산간학교 3박 4일(개설ㆍ운영기간)을 정상적으로 진행시키고자 한다면 물론 본당 주일학교 또는 학생사목의 연간계획에 반영되어야 하겠지만 주제와 강의테마를 잡고 장소선정 원서배부 지도자 강습과 피정 및 참가학생들의 사전훈련을 수립、추진하는데 최소한 20일 이상의 준비기간과 1백명 단위에 20~30명의 지도자와 보조자가 요구된다. 여기에 본당 실정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1백50~60만원의 재정부담을 예상해야할 것으로 본다.
제반여건과 현실을 감안하여 대체로 산간학교는 기존단계、도입단계、전개단계、절정단계、정리단계、발전단계 등 6개 전개과정에 따라 진행되어야 할것으로 본다.
기존단계란 산간학교가 본당 학생사목의 연간 계획에 포함된 것이기에 산간학교 이전의 준비단계를 가리키는 말이며 이제까지 본당안에서 살아온 신자생활전반이라고 할 것이다. 기존단계를 설정하는 이유는 산간학교 개설 2주일전부터 교육환경의 성숙을 위한 사전교육을 해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이다.
도입단체(산간학교 제1일)에서는 주제에 입각한 교육현장의 건설、참가학생들의 교육환경에의 적응 등을 그 내용으로 한다.
전개단계(제2일)에서는 주제의 확산과 심화를 그 내용으로 한다. 이경우 산간학교 참가자 전체가 주제에 입각하여 교육현장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또한 그것을 구체적으로 나타낼수 있도록 교육내용을 평성해야 할것이다. 절정단계 또는 주제구현단계(제3일)은 이미 익혀온 주제와 교육내용을 생활로써 살도록 현실화시키는데있다. 정리단계(제4일)는 이전 단계에서 익혀온 산간학교전반에 대한 점검과 그 의미의 성숙을 내용으로 한다. 즉 참가자 개인의 신앙적 결단이 캠프촌 한 그룹의 결단으로 이어지게하고 나아가 산간학교 참가자 전체의 신앙적 결단으로 구체화되고 성숙될 수 있도록 배려해야한다.
발전단계(산간학교 이후)의 도달목표는 산간학교의 교육적 성과를 본당과 가정과 학교로 계속하여 지속하고 확산시켜 나가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산간학교의 제6단계 전개과정은 본당사목자의 연간 학생사목 추진에 상응하는 것이므로 본당 실정에 따라 당해 주제에 입각한 접근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앞에서 보아온 것처럼「산간학교 오늘의 문제」는 참가학생들에게 있는 것보다는 지도자들에게 있고 산간학교 관계자들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책임이요 과제가 되었다고 하겠다.
연중 52주간 가운데 정상적인 주일학교 교리 수업을 25~26시간 남짓 밖에 할 수 없는 것이 교회내 현실이라고 한다면 3박 4일 80여시간을 전적으로 신앙교육의 기회로 살 수 있는 여름 산간학교는 또한 얼마나 소중하고 절실한 것인가.
아무쪼록 보다 유능하고 책임있는 이들 사이에 산간학교 지도자 양성문제、시설과 장소문제 그리고 제도와 과정에 대한 진지한 연구와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기를 기대해 본다. 차제에 교구차원 또는 교구와 교구연합의 상설 전문기구 구성도 제의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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