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모일간지에 연재되고 있는 6ㆍ25당시 육군참모총장이었던 정일권씨의 회고록이 인기를 얻고 있다. 그중 대구가 위급할 때의 조병옥 장관과 정일권 장군의 대화 한 토막을 옮겨본다.
▼『알았소이다. 시민들이 너무들 야단법석 들이구먼. 그러나 정총장、이건 알아둬야 하외다. 서울의 재판이 돼서는 안됩니다』조장관은 이어 서울 피난때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정총장은 그때 없었으니까 잘 모르겠지만 미아리 문턱까지 놈들의 탱크가 밀어 닥쳤는데도「걱정말라、걱정말라」했소이다 그러다가 수많은 서울 시민들을 지금 생지옥에 갇혀 있게 해 버렸소이다.』
▼조장관은 솔직한 성품이었다. 말도 직선적이었다.『그러나 도저히 안되겠다 싶을 때에는 솔직이 털어놓아야 합니다. 시민들이 산속으로 들어가든지 할、피난갈 시간은 충분히 주어야 합니다. 채병덕장군이 애석하게 전사했어도 뒷이야기가 이러쿵 저러쿵 많은 것도 다 그 때문이요. 정총장을 아끼는 뜻에서 하는 말이니 있지마시오.』
▼최근 제주도는 농수산부의 일반미값을 안정시키라는 엄명에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일반미 값이 오르자 질책이 무서워 시세와 다르게 쌀값을 발표했다고 한다. 그래서 제주도의 주부들은 행정당국의 발표는 아예 믿지 않는다고 한다. 사실대로 발표해야 주부들이 일반미와 정부미의 수급을 조절할수 있을 것이고 농수산부는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을텐데 발표가 엉터리니 대책도 엉터리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니 관과민의 불신의 늪은 점점 깊어질 수 밖에.
▼우리의 외채가 너무 많아 위험수위에 도달했다고 한다. 그런데 정부관계자는 많기는 해도 위험수위는 아니라고 한다. 이대 조병옥 장관의 말이 다시 생각난다. 정말 위험수위이면 솔직히 털어 놓아야 할것이다. 그래야 국민들이 아낄건 아끼고 저축할건 저축하고、정부가 외국의 압력에 의해서는 우리의 수출을 위해서든 외국상품 수입자유화의 폭을 넓혀도 현명한 국민들은 정부의 뜻을 헤아리고 외제상품을 사 쓰지 않을게아닌가. 모든게 정부와 국민간의 신뢰에서 가능하고 그 신뢰는 정직한 정부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열심히 일하고 후세에 욕먹는 어리석은 자가 한사람도 없기를 바란다.『모두가 현직 관계자를 아끼는 뜻에서 하는말이니 잊지마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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