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초순 어느날 선배신부님의 자당께서 선종하셨다는 부고를 받고 장례미사에 참례하였다. 미사가 봉헌되고 주교님의 강론이 이어질 때 웬지모르게 울컥한 감정이 솟구치는 것이었다. 주교님께서 하느님 대전에 편히 누워있는 고인을 가리켜 말하기를『고인 ○○○는 참으로 훌륭한 신앙의 삶을 마치고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생전에 한 인간으로서 한 신앙인으로서 타의 모범이 될만큼 신심이 두터웠지만 무엇보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기꺼이 하느님께 바치셨던 것입니다…』
주교님의 말씀이 귓가에 들렸을 때 그동안 무심했던 우리들의 어머니가 왜 이다지도 가슴에 꽉 메여 왔는지 지금도 목이 메여진다.
우리들의 어머니!
낳으실때 괴로움 다 잊으시고 밤낮으로 애쓰시며 키우시던 어머님들、어느날 갑자기 예리한 칼날에 찔리시듯 그 아픈 마음을 감추시고 애지중지한 아들을 하느님께 봉헌하신 그 모성애를 과연 누가 알기나 했겠는가? 어느 어머니나 다하듯 고이 키워 결혼시키고 이제는 손자의 재롱에 눈가의 주름이 가시겠건만 그 무엇이 가냘픈 불효자식을 위해 평생을 그 모든 슬픔을 살키고있나. 성스러운 축복의 소리가 울려 퍼지고 고귀한 아들의 거룩한 손에 성체를 받아 모실 때 안도의 한숨보다 이제 시작하는 철없는 아들의 앞길에 혹시나 실수는 없는지 밤을새우시며 기도하는 우리들의 어머니. 장한 아들을 자랑하며 뽐내보고도 싶은 안 여인의 욕망을 다 묻어보리고 오히려 그 어느때보다도 몸 가짐을 조심조심해야 한다고 조용히 숨어사는 우리들의 어머니. 아! 말로 다할 수 없어라. 어머니들의 그 사랑…
우리들의 어머니여!
비록 자식 노릇 못하고 자주 찾아 문안드리지 못한다고 나무라지는 마시어요. 그대신 어느 어머니보다도 더 크신 당신들의 사랑속에 우리의 가슴은 정의로 가득차 있답니다.
지금도 전국 방방곡곡에서 하느님의 내리사랑을 이웃에 전하여 고귀하신 우리의 어머니들의 뜻을 받들어 열심히 뛰고 있다는 문안의 편지를 드립니다. 또한 우리들의 어머니가 되시려는 길목에서 주저주저하고 있는 예비의 어머니들、장한 아들 바치시고 세상의 어머니、인류의 어머니가 되신 고귀한 성모님의 모성애에 시선을 돌려보셔요. 진자리 마른 자리 다 갈아주시며 손발이 다 닮도록 고이 키우신 당신의 아들들은 그 어느누구도 누릴 수 없는 사제의 영광속에 고귀한 삶을 엄마의 가슴속 깊이 심어줄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손등이 야위신 당신들의 헌신을 하느님은 무한한 보상으로 감싸주실 것임니다. 모진 세파 다 참으시며 아들 불효 다 용서하시는 우리 어머니들의 그 자애…장한 우리들의 어머니여! 길이길이 축복 받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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