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톨릭 신자들의 성모 마리아 신심은 세계 교회가 알아 줄 정도로 대단하다. 하지만 개신교나 비신자들이 우리 가톨릭에 대한 곡해와 혼란 그리고 뿌리 깊은 편견(마리아교) 등을 유발시킬 수 있는 특정지역의 성모상 등은 다함께 성찰해 봄직하다.
우리 교회 묘지와 그밖의 개인 분묘에 언제인지 모르지만 경쟁이라도 하듯 고가의 대형 성모상이 세워져 있음을 곳곳의 도로변에서 볼 수 있는데 신심이 부족한 탓일까 나는 선뜻 이해와 공감이 가지 않는다. 또한 교회 묘지의 분묘마다 크고 작은 다양한 성모상이 빛 바랜 채 푸대접 받고 있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만 하다.
어디 그뿐인가 아마도 강복 받았을 준성물인 십자고상 묵주 등도 간혹 볼 수 있으니 보기가 좀 민망스럽고 어떤 거부감마저 느끼게 된다. 준성물이란 그렇게 함부로 할 수 없는 것으로서 소중하게 간직하며 기도드리기 위한 것이다.
혹시라도 성모상을 비신자들의 무덤에 세워놓은「망주석」혹은「문인상」「무인상」과 같은 의미로 세워둔 것은 아닌지.
만에 하나 그렇다고 가정할 때 그것은 우상 숭배나 무속 행위로 오해 받을 소지가 다분히 있다.
어쨌거나 묘지마다에 세운 성모상은 아무래도 모양새도 좋지 않고 부자연스러운 것 같다.
공경하올 성모 마리아의 위상에 조금이라도 흠이 될까 두렵고 성모님에 대한 신심도 다시 한 번 짚어 보았으면 싶다.
교회의 묘지답게 묘지 입구나 가장 좋은 위치에 하나의 성모상을 모셔 세우면 어떨까. 그것이 가톨릭교회 묘역의 분위기에도 합당하리라 생각한다.
신자인 우리들은 기도 중에 망자를 기억하고 영혼의 안식을 위해 연미사를 봉헌하고 설, 추석, 한식 때마다 성묘하는 정성과 유택을 손수 손질하며 공덕을 기릴 때 망자의 영혼도 위안을 받을 것이 아니겠는가. 성모성월을 지내면서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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