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우리 본당에서는 신자들끼리 만날 때마다『찬미 예수님』이라고 밝게 인사하는 운동을 벌였는데 여간 분위기가 즐겁고 좋은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얼마 전 미사에 참례하던 중 우연히 마주친 외국인을 보게 되었다. 돈을 벌기 위해 타국 땅에 온 듯한 그 사람들이 우리 본당을 찾았을 때는 머나먼 이국 땅에서 그들이 믿고 있는 천주님께 위로 받고 싶다는 작은 소망이 있었나 보다.
그러나 워낙 말도 설고 낯도 설다 보니 그저 맨 뒷자리에서 서성거릴 뿐이었다. 외국말에 능통하지도 못한 내가 선뜻 나서서 인사를 건네기도 부끄러워 자꾸만 먼 발치로 쳐다보면서 망설이고 망설이다 축복의 인사를 나눌 때 용기를 내어 가까이 다가가서『진심으로 축복합니다』라며 머리를 꾸벅 숙이었다. 그 말이 통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분들도 불쑥 손을 내밀면서 머리를 숙이는 것이었다.
그렇게 통하는지 안 통하는지도 모르고 얼떨결에 인사를 나눈 후부터는 매번 미사 때마다 무조건『찬미 예수님』이라고 밝게 인사를 건네보았다. 이제 만나는 횟수도 늘어나고 마주치는 횟수가 늘어나니 우리는 만날 때마다 활짝 웃으며『찬미 예수님』이라고 서툰 말로 인사를 주고받는다. 이렇게 친해지고 보니 그때 많이 망설이기는 하였지만 용기를 내서 그들에게 인사를 건냈던 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르겠다.
그런 일을 빌미로 나는 이렇게 얘기하고 싶다. 가톨릭 신자들이 너무 쌀쌀맞다고 비난할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인사하자고. 얼굴을 아는 신자이건 모르는 신자이건 만나면 웃으면서『찬미 예수님』이라고 내가 먼저 인사를 건네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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