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성금요일 밤 7시경 있었던 일이다. 아틀란타 버크헤드 일대는 별안간 쏟아지는「토내이도(폭풍)」로인해 레녹스일대에 약 4시간 동안 정전되는 사태가 있었다. 집에서 TV를 보던 가족들이 임시뉴스를 보고 아직도 폭풍주의 경보가 계속되고 있다고 하면서 가게문을 빨리 닫고 돌아오라고 성화다.
밖에 나가봤더니 이 일대 가게들이 거의다 문을 닫고있어 나도 문을 일찍 닫고 집으로 차를 몰았다.
온세상은 어둠이 좍 덮였으며 간간이 숲사이의 집에서 비치는 촛불(?)들이 마치 한국의 어느 깊은 시골밤을 연상케했다.
아직도 비는 억수같이 쏟아지고 길은 군데군데 소나무가지와 솔방울이 떨어져 마치 자갈길을 조심스럽게 드라이브하는 기분이었다.
한참 가다보면 크고 가파른 언덕바지가 있다. 오늘도 보통날과 같이 그 언덕길을 넘고 막내려가는 순간이었다.
별안간 앞에서 누군가가 후라쉬 라이트를 심하게 깜박거리며 위험신호를 숨가쁘게 보내줬다. 순간 나는 속력을 줄이고 아주 조심스럽게 다가섰다. 가까이 가보니 아름드리 소나무가 길에 가로 쓰러져 노폭의 약 3분의 2정도를 가로막고 있었다.
그 분은 내리막길에서 길을 가로막고있는 소나무와의 충돌사고를 막기위해 뒷차에서 위험신호를 보내준 것이었다. 그는 위험하고 캄캄한 곳에서 억수같은 비를 맞으며 모자를 푹 눌러쓰고 비옷을 입었다는 정도뿐 그 이상은 신원을 알길이 없었다.
그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젊은이인지? 노인인지? 얼굴조차 구별할수가 없었다.
나는 내 자동차의 창문을 열고 순간 외쳤다.
『Thank you fo warning!God bless you (감사합니다!하느님이 축복하시기를!)』
나는 순간 가슴이 뭉클함을느꼈다. 위험을 넘기고 오면서 생각해 봤다. 언제까지 저렇게 힘든 일을 계속할 것인지? 또 그이가 하고있는 선행을 누가 알아줄 것인지?
그분은 분명히 세상에 빛을 남기며 살아가고 있다. 하느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마태오 복음 6장 3절~4절에보면『오른손이 하는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하셨다.
그 분을 보고 하느님께서 가시던 길을 따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함은 적당한 말이될지?....
어느 사이 집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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