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인 특히 한국인은 머리 중심적이기보다는 마음(心) 중심적인 사람이다. 한국인의 마음을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가 정과 한이라는 두단어이다. 정과 한은 같은 마음의 두가지 측면을 말해주고있다.
◆머리보다 마음 중심적
정은 사랑을 말하고 한은 이 정(사랑)을 주고 받아야 할 마음에 상처를 입었을때 한으로 변하게 된다. 이 마음 가운데 맺힌 한을 풀기를 갈망하고 있다. 한풀이、살풀이、푸념、푸닥거리 등의 언어적 표현들이 한국인의 심성을 잘 말해주고 있다.
사람속에 맺힌 이 한들을 깊이 이해하고 올바로 푸는 길(道)을 찾아내는 실천적 지혜가 신학의 토착화에있어서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된다. 영성신학을 마음의 신학(Theologia Cordis)이라고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서구의 신학들은 너무나 머리중심적인 신학쪽으로 흘러서 머리와 마음이 갈라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음을 자각하고 요즘 와서 머리와 마음이 일치할 수 있는 종합적(Integration) 시도를 하고 있으며 영성신학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음을 볼 수있다.
우리 한국인은 천성적으로 영성신학을 잘 할 수 있는 마음의 소질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마음 중심적인 사람들이기 때문에 예수님의 씨뿌리는 자의 비유 말씀은(루까13장)사람의 마음의 밭에 하느님의 말씀(생명)이 뿌려져서 백배 육십배 삼십배의 수확을、열매를 맺게되는 사실을 말씀하신다.
한과 정이 중심이 되어있는 한국인의 마음속에 하느님의 복음을 심고 잘자라게하는 영적사업은 사회정의구현 사회악 죄를 거슬러 투신하고 소외된 이웃들을 한 형제자매로 맞아들이는 사회사도직과 상반되지 아니하며 사회사도직을 끈기있게 해나갈 수 있는 뿌리역할을 하기때문에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
잠시 관점을 예수님께로 돌려보기로 하자. 예수님께서 사람들에게 말씀하실때 항상 마음(心)으로 향하여 말씀하신다.
◆성서에도 마음 강조
마음으로 가난한 자는 행복하다. 마음이 깨끗한 자는 하느님을 뵈오리니…(마태오5)『여러분이 내말을 마음에 새기고 산다면 여러분은 참으로 나의 제자가 될것이며 진리를 알게 되고 이 진리가 당신들에게 자유를 줄 것입니다』(요한8、31)구약에서도 인간이 마음을 다하여 하느님을 찾는(신명4、29) 것이 필요함을 말하고 있고 마음을 하느님께로 돌리고(回心)(사무엘7、3)새로운 마음이 되도록 깨끗이 씻어주고 새기운(성령)을 불어 넣어주실것을 말씀하신다(에제 36、25~26)악의 포로가 되어있는 삐뚤어진 인간마음 (예레미아5、23) 두 가지 마음을 가진자(호세아、10、2)는 마음을 찢고(요엘2、13)하느님 앞에 나와 깨끗한 마음이 되도록(시편 51) 하느님께 개방하고 빌때 마음의 눈이 열리고(에페소1、18)그리스도께서 머물게되고(에페소3、17)、그리스도의 평화가 마음을 지배하게 되어 하느님을 아빠로 모시게 되고 이웃을 형제로 맞아들여、인간을 지배의 대상으로 보지않고 벗으로 사랑하고 존중하는 대상으로 보게된다.
이러한 이상향의 실현에 인간은 무력함에 부딪쳐서 성모님께서 하신 같은 질문 즉、이 일이 어떻게 가능하겠습니까(루까1、35)라고 각자 질문을 하곤하나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성령)때문에 가능하다는 응답을 수용하는 자세를 취하지 않고 있기가 일쑤이다.
성서는 인간의 마음이 바로 하느님을 만나는 장소요 또한 이 마음에서 생기는 것이 상상、말、행위로 나타나게 된다고 가르치고 있으며 인간의 경험에 비추어 보아도 사실 그렇다. 한의 가난한 마음이 하느님의 능력、수난과 부활을 통하여 내려주시는 성령의 능력을 어떻게 만나고 수용하고 새로운 마음 이되고 새로운 행동양식으로 변모될 수 있을지를 성서에서 풍부한 내용들을 발견내지 재발견할 수 있다. 머리로뿐 아니라 먼저 마음으로 성서를 수용할 때 가능해진다.
◆한은 사랑과 복수의 두모습
한국인의 한은 두 모습을 안고 있다고 보여진다. 가난한 마음인 이 한이 희생적인 사랑으로 변모될 수있는 모습과 동태복수적(lex talionis)인 물귀신 근성화로 될 수 있는 모습이다. 배고파 본 사람이 배고픈 사람을 보고 즉시 자기가 가지고 있는 식은 밥이라도 나누어 먹을 수 있는 경우나 배우지 못한 것이 한이 되었던 사람이 자기자식을 위해 모든 희생을 다바쳐서 공부를 시키는 부모들의 심정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다.
희생적 사랑、즉 더 높은 가치로 향해 개방함으로 내적 자유가 풍부하게 되는 경우이다. 이 내적자유는 원수까지도 용서할 수 있는 능력이다. 악을 악으로 갚지않고 악을 미워하나 악인을 사랑하는 예수님의 식별력에 동참하는 길이다. 하느님께서 한 많은 한국인을 이 자유로 초대하시고 계시며 한을 진정으로 풀어주시고 완성시키시는 예수님께로、교회로 찾아오는 한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한을 푸는 친교와 봉사를 교회와 함께 교회를 통해 하시고 계신다.
한을 한으로 즉 상처를 상처로、미움을 미움으로 풀려고 할때 미움은 미움을、상처는 상처를、한은 한을 낳는 죽음의 고리가、악의 연쇄작용이 계속되어 폭력의 악순환만 되풀이되고 폭력을 합리화 시킬수는 있을지 몰라도 폭력의 원인은 그대로 남게될 것이다. 한국인의 한이 십자가에서 한을 극복하시고 부활하여 한을 풀어주시고 성령으로 채워주시는 주님의 사랑을 받음으로 새로운 자유가 태동된다. 그리스도교 신앙을 루카사가는 두 가지의 운동으로 사도행전에서 소개하고 있다. 인간내면으로 향하는 하느님의 능력의 운동으로、미움이 바탕이되어 있던 인간이 변화되어 사랑과 정의가 바탕이되어 예수님과 함께 인간외부、즉 사회로 향하는 운동으로 표현하고 있다. 복음의 내면화와 복음의 외면화는 수레의 양바퀴처럼 분리되어서는 안된다. 한의 신학을 어떻게 발전시키느냐에 따라 한국교회의 활성화가 달려있지 않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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