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4일 아침 5시 40분, 울산 월평 성당 바오로회원의 일원으로 나는 경남 산청 성심인애병원 나환우 방문길에 올랐다.
아침 8시 50분, 일행은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마을 윗쪽에 위치한 성당에 오르면서 산을 깎고 축대를 쌓으며 사랑의 동산을 마련하기 까지 얼마나 많은 원생들의 피와 땀이 얼룩졌겠는가를 생각하니 한발자국 한발자국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성당 입구 게시판에는 기아에 허덕이는 이디오피아 난민들의사진이 걸려있어 눈길을 끌었는데 나는 여기서 나환우들이 자신들의 비애와 고통을 감수하면서 이렇게 더 고통받는 자들을 위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콧잔등이 시큰해옴을 막을 수 없었다.
미사를 마친 후 준배해 간 성금과 떡을 전달하고 곧 수사님의 안내로 4백 50여명의 나환우들이 절망과 고통속에 비참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을 기숙사에 들렀다.
한방에 5명씩 기거하였는데, 얼굴은 일그러지고 손과 발은 못쓰게되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아비규환을 느끼게 하는 목불인견(目不忍見)의 참상이었으나 그들과의 사랑의 대화를 통해서 나는 놀라운 사실-이들은 주님을 온전히 믿고 자신들의 고통을 십자가 고난의 나눔으로 즐겁게 받아들이며, 신앙안에서 서로 도우며 생활하는 그리스도 사랑의 참실천자로서 밝고도 힘차게 살아가고 있다-을 발견하고는 뛸듯이 기뻤다.
다리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을, 앞을 보는 사람은 못보는 사람을, 팔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을, 각각 형제애로써 도와주며 서로 시기, 질투하지 않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에서 진정한 그리스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고『우리 예쁘지요』하며 미소짓는 어느 자매 나환우의 얼굴에서 육체의 아픔을 초월케 한주님의 은총을 보았으며 교리를 오히려 가르쳐주는 어느 형제나환우의 해박함에 깊은 신앙심을 나는 느낄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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